25년 만의 도전, 후회 없는 9회 역투..고영표 "아쉽지만 뜻깊은 경기였다" [스경xMVP]

김은진 기자 입력 2021. 9. 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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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T 고영표(30)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물러났다. 그러나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끌고 시즌 11승째를 거둬들였다.

고영표는 1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을 6안타 무사사구 2삼진 1실점으로 막고 KT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2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9이닝 7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첫 완봉승을 거뒀던 고영표는 이날 2경기 연속 무사사구 완봉승에 도전했다.

8회까지 단 3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고영표의 투구 수는 불과 90개, 완봉승에 도전하기 위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야구 역사상 2경기 연속 완봉승은 36번밖에 없었고 2012년 KIA 서재응이 기록한 뒤로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2경기 연속 무사사구 완봉승 기록은 역대 4명밖에 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1996년 빙그레 이상군과 쌍방울 성영재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달성한 이후로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한 역대급 기록이다.

25년 만의 대기록을 눈앞에 둔 고영표는 마지막에 흔들렸다. 선두타자 정현을 2루 땅볼로 잘 잡은 뒤 전민수에게 중전안타를, 대타 윤형준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1사 1·2루에서 NC 4번 타자 김태군이 질기게 버텼다. 초구 스트라이크 뒤 2구 연속 볼을 던진 고영표의 4구째와 5구째를 연속으로 파울로 걷어냈다. 고영표가 바깥쪽으로 뺀 6구째를 김태군이 방망이 끝으로 겨우 친 타구가 내야 가운데를 타고 유격수 2루수 사이로 통통 빠져 중전안타가 됐다. 중견수가 처리하는 사이 2루주자 전민수가 홈으로 달려 NC는 기어이 고영표로부터 1점을 뺏고 말았다.

완봉승이 무산된 이상 크게 앞선 경기에 더 던질 필요는 없었다. 고영표는 107개의 역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대기록은 놓쳤지만 웃을 수 있었다.

고영표는 올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밥 먹듯이 하며 외국인 에이스급 호투로 KT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로 올시즌 20경기에서 17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안정적인 선발의 상징이다. 고영표는 전반기에는 대부분 6이닝 정도에서 투구를 마쳤다. 후반기 들어서는 오히려 더 강력해져 훨씬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후반기 6경기 중 4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졌고 최근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경기를 거의 끝까지 책임지는 호투에 득점 지원까지 더해져 후반기에만 4승을 가져간 고영표는 요키시(키움·13승)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다승왕 경쟁에도 이제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전날 롯데에 0-2로 석패했던 KT는 이날 고영표의 완벽한 투구에 역시나 연패는 하지 않고 바로 다시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이날 SSG를 9-4로 꺾은 2위 삼성과 5경기 차를 유지한 KT는 여전히 안정적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고영표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뜻 깊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겨서 기분은 좋다”며 “삼진보다는 땅볼이 많이 나온 경기였는데 야수들이 수비에서 많은 도움을 줘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야수들에게 감사한다. (장)성우형과의 호흡도 매우 좋았다. 생각하던 사인들이 척척 나왔고 코스도 잘 들어맞았던 것 같다. 좋은 리드를 해준 성우 형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최고의 역투 뒤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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