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형우가 인정한 4번 후계자..황대인, 잠실에서 5타점 쓸어담았다 [스경xMVP]

잠실 | 김은진 기자 2021. 9. 18. 2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KIA 황대인이 18일 잠실 LG전에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5-3으로 앞서던 KIA는 5회말 LG 8번 타자로 나선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에게 솔로홈런을 내줬다. 선발 이우찬이 초반 실점하자 3.2이닝 만에 교체하고 5회에는 이정용을 투입한 LG는 1점 차로 다시 따라붙은 6회초에도 김대유를 이어 투입하며 승부했다.

7회초, 한 방에 승부가 기울었다. KIA의 4번 타자 황대인(25)이 LG 마운드에 강펀치를 날렸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황대인이 타석에 섰다. 황대인은 1회초 1사 1·2루에서 LG 선발 이우찬의 초구 포크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그대로 당겨 좌월 3점포를 날리며 이날 KIA 타선의 ‘핵’이 될 조짐을 보였다.

이후 두 타석 연속 내야 땅볼로 물러났던 황대인은 7회초 다시 무사 1루 기회를 맞자 또 홈런을 쳤다. 김대유의 5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주저하지 않고 다시 당겨쳐 또 한 번 왼쪽 펜스 뒤로 타구를 넘겼다. 김대유는 다음 타자 김태진에게도 안타를 맞았고 3점 차로 뒤진 1사 1루가 되자 LG는 우완 오석주로 투수를 교체했다. 승기가 KIA로 넘어갔다.

황대인은 KIA의 오랜 ‘거포 내야 유망주’다. 2015년 2차 1번으로 입단했고 상무에서 복무하고 돌아왔으나 몇 년 간 세대교체를 희망하고 있는 KIA 내야에서 가장 기대받으면서도 딱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다. 외야에서 1루로 이동했던 김주찬이 은퇴하고도 후계자를 찾지 못한 KIA는 올해 외야수 터커를 1루수로 이동시켰으나 시즌을 치르면서 다시 터커는 외야로 나가있다.

최근 자주 1루수로 나서던 류지혁이 이날 경기 전 햄스트링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당분간은 황대인이 1루수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타격 리듬을 되찾고 감을 올려서 잘 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장타 유망주’ 황대인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물론 타격이다. 그러나 지난해 63경기에서 타율 0.276에 4홈런 16타점에 그쳤던 황대인은 올시즌 타율은 겨우 0.229에 머물러있다. 9월 타율은 전날까지 0.192로 뚝 떨어져있었지만, 황대인은 듣기라도 한 듯 이날 바로 대포를 연달아 쏘아올렸다.

황대인은 1회 선제 3점 홈런에 이어 7회 뽑은 쐐기 2점 홈런으로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했다. 혼자 5타점을 쓸어담으며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타점도 기록했다.

7회초 황대인의 홈런 뒤 KIA는 1사 1·3루에서 나온 한승택과 이창진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더해 9-4로 달아났고, 9회말 이재원에게 2점 홈런을 줬지만 9-6으로 승리했다.

황대인은 이날로 올시즌 51경기째 출전했다. 그 중 46경기에 선발 출전한 황대인은 이날로 9개의 홈런을 쳤다. 올시즌 친 38안타 중 9개가 홈런, 4개가 2루타다. 장타 기근에 시달리는 올시즌 KIA에서 황대인은 최형우와 나란히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KIA가 장타자로 기대하는 이유를 올시즌에는 드디어 서서히 보여주는 중이다.

황대인은 “어제 대구에서 마지막에 좋은 타구가 나왔고 그 느낌 그대로 칠 수 있었다. 경기 전에 (최)형우 형이 잠실에서도 (홈런) 치면 인정해주겠다고 했는데 쳤더니 인정해주셨다”고 웃으며 “그동안 부상이 많았고 내가 시즌 준비를 잘못한 것이라 생각해 올해는 마음을 달리 먹고 준비도 조금 달리 했다.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즌을 시작했고 매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는 지금, 주전으로 매력을 뽐낼만한 기회가 왔고 황대인은 KIA에 가장 필요했던 장타를 뿜어내며 라인업의 빈 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아직 자신의 자리가 없는 황대인은 앞으로 남은 시즌이 아닌 ‘매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황대인은 “나갈 때마다 ‘오늘 한 경기’씩만 보고 달리고 있다.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남은 경기나 앞으로의 각오보다는 1군에서 경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매경기 잘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