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게국지에 무침까지.. 게 눈 감추듯 밥도 뚝딱~ [김새봄의 먹킷리스트]
가을 제철 맞은 '서해안 게국지'
바다향 스며든 시원한 맛 대인기
'빨간맛' 목포 꽃게살 양념무침
잔잔한 새콤함.. 밥 비비면 일품
'서울사람 취향저격' 진고개 게장
깔끔한 맛의 일식 '꽃게샤부'도
# 서해안의 향토음식 ‘게국지’
게국지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겨우내 먹던 김치가 떨어질 때쯤 해먹던 봄동과 얼갈이배추가 쉬면 서해에서 많이 나는 게와 간장게장 국물 등을 함께 넣고 끓여 먹었던 서해안 스타일 김치찌개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는 여기에 호박김치를 넣어서 시큼달달하게 해 주셨던 추억이 있다. 태안 안면도는 인적 드문 도로를 따라 게장 전문점이 드문드문 늘어서있다.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서해안 꽃게를 맛보려는 인파들이 몰려들어 이 일대는 주말 점심에서 오후 사이에 절정기의 교통체증이 빚어진다.
목포여행을 두 번 이상 가본 사람이라면 으레 아는 유명 맛집 ‘장터식당’. 딱딱한 게껍데기 안에 갇힌 간장게장도 무척 설레는데 게의 뽀얀 속살만 발라내 빨갛게 무친 빨간맛 게살요리라니. ‘남이 발라준 게’ 하이라이트 버전이다. 단지 꽃게살 비빔밥을 먹으러 여행을 계획해도 좋을 정도로 맛도 있고 개성도 강한 곳이다. 당연히 맛있는 이 요리를 하는 전문점이 흔치 않은 이유는 꽃게의 수급에 있다. 꽃게는 잡히는 지역이 한정적이고, 금어기도 다른 어종에 비해 꽤나 긴 편이다. 제철일 때 잡아서 급냉동해도 능사가 아니다. 해동하면 살이 많이 녹기 때문이다. 장터식당은 꽃게 수급을 서해안 여러 지역으로 다양화하고, 암꽃게와 수꽃게 비중도 그때그때 다르게 해 최대한 선도를 맞추는 게 이 어려운 메뉴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고로 꽃게 제철인 지금쯤 가서 맛보는 꽃게살 맛은 평소 장터식당의 그것보다 더 뛰어날 것이다.
남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잘 빠지지 않아 항상 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진고개. 서울 회현동과 남산동 일대를 일컫는 말이다. 충무로역 인근에 위치한 식당 ‘진고개’는 1963년부터 영업한 대표적 노포로,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푸짐하게 음식을 내는 집이라 생각한다. 진고개는 어복쟁반도, 곱창전골도 유명하지만 특히 양념게장 인기가 높다.
일식 다이닝이자 투플러스 한우 화로구이 전문점인 서울 신사동 ‘두사라’. 단출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철제문을 열고 들어서면 조용하지만 포스 있는 아늑함이 마치 일본 골목의 작은 화로구이집에 들어선 느낌이다. 이 중 의외의 스테디셀러 메뉴인 ‘카이센 샤브’는 주인공 재료인 꽃게를 중심으로 오징어, 새우 등 각종 해산물을 야채와 데쳐 유자 폰즈에 찍어 먹는 음식이다. 일어로 ‘카이센(かいせん)’은 ‘신선한 해산물 재료’를 뜻한다.
이 집 샤부는 봐도 봐도 신기하다. 높은 열에도 타지 않는 하얀 종이에 소중히 보따리 싸듯 예쁘게 나오는 육수. 백색의 무결한 종이에 담긴 맑은 육수는 ‘퓨어’ 그 자체다. 알배기 배추, 푸른 청경채와 단단한 대파 등 각종 신선한 야채와 다 같이 끓으며 점점 상아빛으로 진해지는 깊은 맛의 육수는 꽃게의 진한 맛이 정점으로 차오르면서 가을 맛을 내뿜는다. 어느 양념 없이 채수와 꽃게만으로 맛을 낸 육수는 깔끔함이 독보적이다. 진한 가을 게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다.
김새봄 푸드칼럼니스트 spring58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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