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누구도 가질 수 없는" 프랑스 '개선문 포장' 프로젝트

유원중 2021. 9. 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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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승전, 히틀러의 파리 점령 등 200년 가까이 수많은 영욕의 순간을 묵묵히 지켜보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파리를 상징해 온 개선문.

'포장된 개선문(The Arc de Triomphe wrapped)'은 젊은 시절 파리에서 살던 크리스토 작가의 아이디어와 꿈이 구체화 된 것으로 크리스토의 조카 블라디미르 야바체브와 여러 후배 예술가, 수많은 작업자에 의해 완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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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유작 '포장된 파리 개선문'

나폴레옹의 승전, 히틀러의 파리 점령 등 200년 가까이 수많은 영욕의 순간을 묵묵히 지켜보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파리를 상징해 온 개선문. 수많은 무명 용사들이 개선문 지하에 묻히면서 현재는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개선문이 푸른 빛이 감도는 은색 천으로 완전히 포장됐습니다.

랜드아트, 대지 미술가라는 이름으로 많은 대형 설치미술을 만든 작가 故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의 꿈이 현실이 됐습니다. 특히 이 부부는 1935년 6월 13일 같은 날에 태어나 여러 작품을 같이 했고 잔 클로드는 2009년, 크리스토는 지난해 5월 개선문 포장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중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크리스토와 습작 개선문


'포장된 개선문(The Arc de Triomphe wrapped)'은 젊은 시절 파리에서 살던 크리스토 작가의 아이디어와 꿈이 구체화 된 것으로 크리스토의 조카 블라디미르 야바체브와 여러 후배 예술가, 수많은 작업자에 의해 완성됐습니다.

2021년 9월 18일~10월 3일 딱 16일 동안 설치됐다가 제거될 개선문 포장은 그 유한함으로 더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퐁네프 다리와 작가 부부 사진


1985년 퐁네프 다리를 포장해 단기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도 했던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 미술산업의 중요한 축인 미술관이나 화랑의 존재를 비난하면 미국의 산과 계곡, 세계 여러 곳의 바다와 심지어 섬을 천으로 감싸는 대형 포장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떠올릴 때 항상 중심에 있었던 개선문. 하지만 푸른 빛의 흰색으로 포장된 개선문은 이 일대의 풍경을 잠시나마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크리스토의 유작을 현실화시킨 조카 블라디미르 씨는 사람들이 이를 그저 즐기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는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빛을 바라보고 또 만지면서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너무 큰 설치미술이다 보니 작업 기간 내내 사람들은 개선문이 포장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이 대형 프로젝트가 벌어지는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봤습니다. 또 실제 개선문을 보고 싶어 찾아온 관광객들은 '이삿짐처럼 쌓여 버린' 개선문을 보면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약 190억여 원을 들여 파리 중심부에 있는 높이 50미터의 거대한 개선문을 재활용이 가능한 2만 5천 ㎡의 천으로 감싸는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에 대한 프랑스와 파리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나 단 16일간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질 '포장된 개선문'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는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철학처럼 이제 이를 직접 본 적이 있는 관람객의 마음에만 간직될 것입니다.

자료제공: 클리스토·잔 클로드 재단(Christo and Jeanne Claude Foundation)

유원중 기자 (i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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