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요? 알바나 뛰려고요" 직장인들, 귀향 대신 배달 나선다

이해인 기자 2021. 9. 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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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커넥트 근무자. /우아한형제들

직장인 김모(39)씨는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늘부터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 배달 앱 ‘쿠팡이츠’ 아르바이트를 뛴다. 음식점에서 배달 요청 콜이 뜨면 김씨가 이를 받아 배달료를 받고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지난 주말을 이용해 미리 2시간짜리 영상 교육도 이수해 뒀다. 김씨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가족, 친구들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번 추석에 딱히 할 게 없다”며 “연휴 배달 할증료가 못해도 1000원씩은 붙기 때문에 용돈 벌이라도 할 겸 반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 배달 아르바이트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도 사실상 어려운 가운데, 귀향을 포기하고 돈이라도 벌어보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배민커넥트 같은 배달 앱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데다가 도보나 자전거로도 배달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들도 손쉽게 도전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 달 전 도보와 자전거로 배달 일을 시작했다는 중소기업 직원 박모(34)씨는 이번 추석 대목을 본격적으로 노릴 계획이다. 박씨는 지난 달 퇴근 후 서울 광진구 집 근처에서 콜을 받아 틈틈이 1~2건씩 배달해 51만원을 벌었다. 그는 “부모님이 아직 백신 2차 접종 완료 전이라 혹시 몰라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며 “연휴 내내 배민만 뛸 생각으로 대형 보냉 박스도 구입했다. 닷새 동안 쏠쏠하게 벌어볼 요량”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

자영업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배달원 부족 사태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에선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집에서 시켜먹는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에 1박 이상의 귀향이나 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은 18%에 그쳤다. 77%는 1박 이상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연휴 기간 ‘집콕족’에 더해 추석을 앞두고 풀린 재난지원금 효과를 자영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구찜 가게 직원 양모(22)씨는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제대로 장사를 못했는데 이번 추석 대목을 보고 5일 내내 문을 열기로 했다”며 “당일에는 배달을 쉬겠다는 기사들이 많아 걱정된다. 배달팁을 추가해서라도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직접 배달에 나선 가게 사장도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배달 전문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3)씨는 “기존에 계약을 맺은 배달 대행업체가 추석 당일에는 전부 쉰다고 해서 아내가 주방을 맡고 내가 직접 차로 배달을 뛸 계획”이라며 “그동안 마이너스 났던 걸 생각하면 이번 추석 연휴에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엔 배달 전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도 연휴 기간 추석선물이나 제수용품을 배송하겠다고 나섰다. 마켓컬리는 20일 저녁 11시까지 주문한 건에 대해 추석 당일 아침까지 배송을 진행키로 했다. 쿠팡은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연휴 기간 내내 로켓배송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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