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잡힌 김범수? 데이터는 갈 길 멀다 말하고 있다
제구 잡힌 김범수?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화 불펜 투수 김범수(26)은 현재 한화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구위를 가진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니 리그를 통털어도 좌완 투수 중 단연 최고의 구위를 갖고 있다고 평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가 위력적인 좌완 투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범수의 자신감을 넘친다. 이젠 제구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김범수는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패스트볼도 그렇고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서 쫓기지 않으니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아직 김범수에게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확실한 믿음을 갖기까지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데이터가 하고 있다.
김범수는 15일 SSG전서도 1.2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안타는 1개만 맞았지만 볼넷을 2개나 내준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됐다. 김범수가 아직 제구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주기는 어려움을 보여 준 경기였다. 김범수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여전히 5.16으로 대단히 높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했지만 아직 데이터 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일단 초구가 볼이 되면 볼넷이 되는 확률이 너무 높다.
초구 볼 이후 승부에서 총 163타석을 맞아 볼넷이 된 것이 29번이나 됐다. 안타는 거의 맞지 않았다. 1-0 이후 피안타율은 0.254에 불과했다.
하지만 피출루율이 0.395로 대단히 높았다.
초구가 볼이 되는 경우가 163번 있었고 초구가 스트라이크였던 적은 113번으로 훨씬 적었다.
여전히 일단 볼 부터 깔고 가는 경우가 많았음을 뜻한다.
여기서 분위기 역전을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볼로 시작한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는 비율이 너무 높았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으면 피출루율이 0.277로 크게 떨어졌다. 피안타율이어도 괜찮을 수준의 피출루율을 기록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 결정구의 제구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볼 카운트 3-2에서 피출루율은 0.442나 됐다.
대신 피안타율은 0.194에 불과했다. 반드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순간, 위력적인 결정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높은 피출루율은 그 결정구가 제구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음을 뜻한다. 풀 카운트에서 순수 출루율이 0.248이나 됐다.
확실한 결정구를 던질 줄 아는 투수지만 그 공을 제대로 제구하지는 못했음을 뜻하는 수치다.
일단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하는 것이 김범수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초구를 잘 던져 놓으면 이후 볼 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반면 초구가 볼이 되면 볼넷을 내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피출루율도 덩달아 상승한다.
"김범수의 투구는 초구만 보고 나면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김범수는 아직 제구력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투수다. 많이 향상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구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공의 위력은 리그 톱 클래스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좌완 투수 중 최고 구위를 갖고 있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지만 제구력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초구가 볼이 되면 불리한 볼 카운트로 몰리며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초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면 보다 적극적인 승부가 가능해진다. 김범수가 좋은 공을 던지는 듯 하면서도 평균 자책점을 떨어트리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자타공인 최고 구위를 가진 투수다. 최근엔 더 좋아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평균 자책점은 5.40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결국 제구력 탓이다. 초구부터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구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범수의 투구를 볼 때는 초구부터 체크하고 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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