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기대, 2차 접종률 확대·유행 안정 급선무 [심층기획]
일상 유지 가능한 코로나 확진자 수
성인 42%가 "하루 100명 미만" 응답
감염 확산세 여전한 현실과 괴리 커
독감처럼 진단·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담클리닉 등 의료체계 정비 필요
"피해 감수 합의점 찾아 연착륙해야"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독감과 같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고 성급하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신 접종률, 안정적인 방역 상황, 치료제, 의료체계 확충 등을 챙기며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17일 방역 당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의 의미가 명확히 정의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마스크 착용 자유화나 사회적 거리두기 최소화 등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확진자 수 억제보다는 중환자 치료에 의료자원을 집중해 치명률을 관리한다.
그러나 단번에 이 같은 상황에 도달할 수는 없다. 이에 정부는 위드 코로나 대신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확산에 영향을 덜 미치는 조치부터 하나씩 점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18∼59세 성인은 80% 이상, 60세 이상 고령층은 90% 이상 돼야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전체 인구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71.3% 수준이 된다.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0월 말쯤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4분기 12∼17세로 접종 대상을 넓히면 백신 접종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를 위한 기반이 탄탄해지는 것이다.
유행 안정화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달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를 보면 일상 유지 가능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로 하루 평균 100명 미만(0∼99명)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았다. 1700명대 안팎인 지금의 상황과 괴리가 크다. 100명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환자 발생이 감당 가능한 수준까지 확진자 발생을 더 낮춰야 한다.
◆의료체계·사회적 합의… 위드 코로나 준비해야
조건이 갖춰진 뒤에는 조급함을 버리고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방역 완화 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피해 총량은 같다”며 “점진적 완화로 피해를 분산시키느냐, 급격한 완화로 영국·미국 등과 비슷한(확진자 폭증) 상황을 우리나라에서 재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는 “영국은 하루 사망자가 50∼100명인데, 방역·확진자 관리를 철저히 해온 우리는 사망자에 훨씬 민감하다”며 “거리두기·인명피해가 용납되는 지점을 찾아 실험적으로 연착륙하는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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