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마친 이지아 "액션신 찍고 이틀 앓아 누웠죠"
이지아는 "우선 수련과 애교가 살아온 각자의 인생에 대해 고민했고, 그 다음에는 이들이 처한 각기 다른 상황과 입장, 감정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첫 촬영부터 오열 장면이 있었다. 캐릭터의 서사를 쌓기 전에 고조된 감정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캐릭터에 녹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지아는 "'펜트하우스'가 끝났다니 실감이 안 난다. 애청자 덕분에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시청자에게 공을 돌렸다.
다음은 소속사가 전해 온 배우 이지아 일문일답 전문이다.
- '펜트하우스'가 540일 간의 여정을 끝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종영을 맞이한 소감은?
"모두 큰 사고 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벌써 그립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더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이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 시즌1 첫 촬영과 시즌3 마지막 촬영 때 감정은 어땠나
"첫 촬영과 막 촬영 모두 실감이 안 났다. 첫 촬영부터 오열 장면이 있었는데 캐릭터의 서사를 쌓기 전에 고조된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캐릭터에 녹아 들었고 그렇게 1년 반이라는 시간을 꽉 채운 수련이라는 캐릭터가 마지막 촬영을 끝으로 정말 끝나는 역시 현실감 없게 느껴졌다. 사실 '펜트하우스'가 끝났다는 생각은 아직도 들지 않는다.(웃음)"
- '펜트하우스' 전 시즌을 촬영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나 힘들었던 순간, 혹은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배우들이 모두 등장했던 장면이 늘 재미있었다. 보통은 그룹 장면을 찍으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치고 힘든 경우가 많은데, 우리 배우들과는 함께 촬영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 모습이 메이킹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 때문에 시청자도 메이킹을 즐겁게 봐주시고 기다려주셨던 같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즌1에서 수련이가 병실에서 오열하던 장면, 수련과 애교의 1인 2역 장면, 윤희에게 "너잖아 설아 죽인 범인"이라고 말한 장면, 그리고 나애교가 죽는 장면 등 수련에게 큰 전환점이 됐던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 어떤 액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단태와의 병원 액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자 두 명에게 강제로 끌려나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렇게 끌려나가지 않았다면 수련이는 그날 단태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악에 받친 상태였다. 한편, 메이킹에는 즐거운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사실 장면 자체는 굉장히 극심한 감정 장면이라 액션 또한 다른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 온몸에 힘을 주고 부들부들 떠는 분노와 수련이를 끌고 나가려는 건장한 남자 둘의 힘을 거스르고 뛰쳐나가 단태를 죽이려는 에너지가 엄청난 장면이었다. 움직임이 큰 장면이라 포커스도 여러번 나가고 그 때문에 수없이 반복해 연기해야 했다. 그씬을 찍고 정확히 이틀 동안 앓아 누웠다."
- 시즌2에서 심수련과 나애교, 생애 첫 1인 2역을 연기했다. 배우로서도 큰 도전이었을텐데, 캐릭터 분석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심수련과 나애교가 살아온 각자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보는 일이 첫 번째였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오며 닳고 닳은, 그래서 거칠고 대담한 나애교의 눈빛이나 행동은 평생을 많은 사람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살아 온, 세상에 대한 반감이 없는 순수하고 맑은 심수련과는 다를 것이다. 한편으로 1인 2역 장면은 심수련의 삶이 아직 큰 사건 없이 고요했던 때이기도 했다."
"두 인물이 처한 각기 다른 상황과 입장 그리고 감정을 고민해 보는 일이 두 번째였다. 나애교는 자신이 갖지 못하는 수련의 삶을 동경하고 질투했지만 그녀를 신뢰했다. 그리고 수련은 처음엔 자신의 행세를 하는 나애교를 경멸하지만 나애교의 아픔을 본 후에는 보듬어 주고 싶어했다. 서로에 대한 다른 감정에 집중하며 연기하려 노력했다."
- 시즌1에서 시즌3까지 심수련 캐릭터가 다각도로 변화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이지아가 완성해낸 심수련은 어땠는지?
"수련이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많은 일들을 겪으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인물이다. 시즌1에서는 여리고 순진한, 그러면서도 강단 있는 내면을 지닌 수련이를 표현하려 노력했고, 시즌2에서는 2년 동안 숨어서 나애교로 살며 단련한 액션과 수련에겐 없던 저돌적인 면을 장착하고 나타나 통쾌하게 복수하는 지략가 수련이를, 시즌 3에서는 악의 처단을 위해서 스스로 악이 되어가는 독하고 어두운 수련이를 표현하려 노력했다."
"수련이가 겪는 사건과 그녀의 복수는 극의 중심에 서 있다. 그만큼 수련이의 시련을 잘 표현 해야 했고, 새하얀 수련이가 검은색으로 짙게 물들어 가는 과정을 공감의 감정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배우로서는 큰 도전이었고 단편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개인적으로는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만큼 애정이 컸던 캐릭터였다."
"시즌3에서 수련이가 더 이상 선역이 아니라는 사실에 속상해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하지만 수련이가 그렇게 변하지 않았다면 주단태나 천서진이 그들의 악행을 멈췄을까 물음을 던지게 됐다. 수련이가 그 동안 당해온 시련을 생각하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도 충분한 정당방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수련이는 주단태와 천서진에게 수없이 그들의 만행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깨닫게 하려 노력했고 그들에게 멈출 기회를 줬다. 일말의 가책도 양심도 없는 그들을 수련이가 멈춰주지 않았다면 수련이 자신도 그리고 아이들도 모두 악인들에게 더 무참히 당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 '펜트하우스'를 함께한 선·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한 마디
"함께 연기했던 선·후배 동료 배우와 모든 스테프 단 한 분도 빠짐없이 존경하고 애정한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작품을 함께하며 좋은 기억을 서로에게 많이 안겨 준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연기해준 선·후배 동료 덕분에 '펜트하우스'의 모든 장면이 빛날 수 있었다."
-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드라마를 애정해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한 마디
"'펜트하우스' 애청자가 안 계셨다면 지금의 '펜트하우스'도 없었다. 매회 다음 내용을 유추해 주시고 함께 다음 회를 기다려주신 애정과 열정은 우리 모두가 마지막까지 힘낼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펜트하우스'와 여정을 함께하고 종영을 함께 아쉬워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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