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맨체스터 피카델리] '10년 운명' 바란, "맨유를 정상으로 돌려놓기를 원한다"
[STN스포츠 = 이형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식이 여기에 있다.
영국의 대도시 맨체스터. 요크셔 가문과 함께 영국을 두고 자웅을 겨뤘던 랭커셔 가문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이런 맨체스터에는 맨체스터 피카델리 스테이션(Manchester Piccadilly Station)라 불리는 맨체스터 피카델리 역이 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차는 물론, 맨체스터 곳곳을 다니는 트램이 지나는 곳. 피카델리 역에 모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STN스포츠가 맨유 관련 소식을 놓치지 않고 연재물로 전한다.
-[이형주의 맨체스터 피카델리], 39번째 이야기: '10년 운명' 바란, "맨유를 정상으로 돌려놓기를 원한다"
라파엘 바란(28)이 포부를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 자체인 알렉스 퍼거슨 경이 감독으로 팀을 지휘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퍼거슨 감독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프랑스 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퍼거슨 감독이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는 장차 10년은 맨유 수비를 책임질 수 있는 수비수의 영입을 위해서였다. 그 수비수의 풀 네임은 라파엘 샤비에 바란. RC 랑스에서 뛰고 있는 센터백 유망주였다.
바란은 랑스에서 뛰고 있었지만 연고지인 프랑스 랑스가 아닌 프랑스 릴 태생이었다. 이에 본가가 릴에 있었는데, 퍼거슨 감독이 그의 어머니를 뵙고 맨유 이적을 설득시키기 위해 직접 날아간 것이었다.
지난 17일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바란은 당시를 "저와 제 가족에게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18세에 알렉스 퍼거슨 경과 같은 분을 만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다만 이후는 운명이었고 저는 10년을 돌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말했다.
바란이 운명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다. 운명은 양측을 단번에 이어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바란이 레알행을 택했다. 당시 맨유에는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조니 에반스, 크리스 스몰링 등 재능 있는 수비수들이 가득했던 것도 바란이 맨유행이 아닌 다른 선택을 내리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은 프랑스 축구계의 신과 같은 지네딘 지단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바란은 레알로 갔고, 10년 뒤인 현재 그 선택을 후회할 이유는 전혀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3연패를 비롯 숱한 우승컵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유와 바란의 운명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다. 10년을 돌아 이번 여름 바란은 마침내 그가 애정을 갖던 구단에 합류했다. 이제는 감독에서 은퇴해 구단 VIP로 바란의 데뷔전이었던 울버햄튼 원더러스과의 경기를 지켜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아마 맨유 입장에서 경기를 본 알렉스 퍼거슨 경이 늦기는 했지만, 그간의 기다림이 헛되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바란은 새롭게 맞게 된 맨유 생활을 도전이라고 묘사한다. 바란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입니다. 다른 경쟁, 다른 사고 방식, 다른 분위기. 모든 것이 새롭지만 매일을 즐기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바란은 맨유를 Top으로 돌려놓고 싶다고 말한다. 바란은 "맨유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큰 도전일 것입니다. 하지만 구단의 모든 사람들은 이기고 싶어하고, 구단과 함께 훌륭한 것들을 해내고 싶어 합니다. 이는 제게 (맨유를 정상으로 되돌리게 하고자 하는데) 큰 동기 부여가 됩니다"라고 표현한다.
28세로 바란의 힘과 기술이 절정일 때 그를 얻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겸손하고, 탐구적인 선수입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바란은 반대로 솔샤르 감독의 설득이 맨유행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였다고 역설한다. 바란은 "솔샤르 감독님은 팀의 야망은 물론 맨유에서 뛰는 것에 대한 기분 등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라고 전했다.
동갑내기 국가대표 폴 포그바 역시 바란의 맨유행에 힘을 보탰다. 바란은 "포그바는 제게 클럽과 그 분위기, 또 기대치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맨유를 정상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바란은 리더 그 자체인 선수다. 10대의 나이에 엘 클라시코서 리더 중 한 명으로 맹활약했고, 21세에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연소로 주장 완장을 달아본 선수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 그토록 돋보이는 선수가, 주목을 위해서 뛰지는 않는다. UCL 3연패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르히오 라모스 등에 가려진 그였지만 본인은 "주목받기 위해 축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팀을 돕고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발전하고 경기장에서 제가 되고픈 사람이 되는 것이 제 목표이자 제가 가진 멘탈리티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합류 직후 이전 팀 동료였던 호날두가 귀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뺏기게 된 것에도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바란은 "저는 호날두가 직업 윤리와 위닝 멘탈리티 면에서 최고라고 생각하고 그와 재회해 기쁩니다"라는 말을 전할 뿐이다.
파트너십을 이룰 해리 매과이어에 대해서는 "그가 매우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계속 연결돼있다고 느껴야 하고, 이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함께하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
아직 합류 초반이지만 바란은 빠르게 맨유의 마스코트가 되고 있다. 맨유 팬들은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는 바란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바란의 목표는 앞서 언급됐듯 맨유를 응당 있어야 할 정상의 위치로 돌려놓는 것. 그것을 위해 자신부터 보여줘야 하고 그래서 바란은 본인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바란은 "제 사고방식이기도 하지만 저는 계속 발전하고 싶습니다. 때문에 저를 밀어붙입니다"라고 얘기한다.
이미 보여주는 능력에도 배우고 개선하려는 그의 열망은 아직 바란의 최고 모습이 나오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이는 맨유를 기쁘게 하면서도 감질나게 하는 것이다.
10년 전 알렉스 퍼거슨 경의 릴로의 비행은 실패했지만, 실패하지 않았다. 이 모순적인 말은 그 당시 바란을 데려오지는 못해 실패라고 볼 수 있지만, 이후 그를 데려오는 발판이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맨유와 바란은 운명은 10년의 세월을 건너 그들을 마침내 조우하게 만들었다. 운명의 소용돌이 끝에서 만난 양측은 초반이기는 하지만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바란은 맨유를 최고의 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또 다른 운명에 몸을 내던지고 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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