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人이즈백] 살아있는 전설, 역대 최고의 프로게이머 '천재 테란' 이윤열 ①

권성준 입력 2021. 9.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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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윤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성준 기자) '스타크래프트 1'에서 스타 선수의 반열에 들었던 선수는 다수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당대를 상징하는 특별한 선수들이 있다.

초창기 프로게이머 중에는 임요환, 최연성 등 '본좌'라는 수식어로 불리던 선수들이 있다.

이번에 만나본 선수는 당대를 상징한 '본좌' 중 한 명이자 '천재 테란', '삼신전 머신'으로 유명한 이윤열이다.

OSL(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으로 최초의 골든 마우스 달성, MSL(MBC게임 스타리그) 3회 우승으로 금배지 달성, 역대 공식전 다승 랭킹 3위 등 압도적으로 화려했던 이윤열의 과거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 최근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은 작년 4월에 모바일 게임 회사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대략 1년 반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 어린 나이(17세)에 프로게이머 데뷔를 했습니다. 지금이야 어린 나이에도 많이 데뷔하지만 당시는 e스포츠 초창기 시절이라 쉽지 않았을 선택일 것 같습니다. 프로게이머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때는 e스포츠 자체가... e스포츠라는 말도 잘 안 나오는 시절이어서 당연히 주변에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많이 반대를 하셨어요. 그래도 제가 계속해서 성적을 내고 뭔가를 좀 보여드렸어요. 상금이라던가 학교 같은 경우는 문화부 장관상 같은 이런 상들을 제가 타서 보여드렸더니 조금씩 인정해 주셨어요.

결국에는 대기업 같은 구단 창단도 되고 억 대 연봉도 받고, TV에도 나오고, 기사도 나오고 하다 보니 나중에 인정을 해주시긴 했어요. 처음에는... 성적이 안 나왔을 때는 당연히 공부하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저는 끝까지 (스타크래프트가) 재밌고 좋았던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 본좌, 로열로더, 골든 마우스, 금배지 등 정말 프로게이머로서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영예들을 전부 가지고 계십니다.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자신의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열정 관리를 좀 잘 했던 것 같아요. 장기간 하다 한 번 우승하게 되면 좀 쉬고 싶은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 번 우승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 부분에서 계속해서 동기부여하면서,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절제하고 다시 또 우승했어요.

계속해서 우승을 하고 싶더라고요. 슬럼프가 오기도 했었지만 끊임없이 동기를 찾았던 것 같아요. 식은 열정들을 불태우기 위해서. 그렇게 해서 이뤄냈던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이윤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 이윤열 선수 별명 중에 '앞마당 먹은 이윤열'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초창기 더블 커맨드 운영 때문에 붙은 별명인데 당시 수많은 선수들이 시도하던 더블 커맨드 중 이윤열의 더블 커맨드가 유독 특별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멀티태스킹 부분에서 자신이 있던 시절이었어 가지고... 아마 다른 선수들보다는 물량이 좀 많이 나왔을 겁니다. 그 시절에는 컨트롤하면서 생산할 때 넘버링으로 부대 지정해서 생산하는 추세였어요.

자원 같은 부분들이 좀 자신이 있었고 해설 분들이 병력이 죽었는데도 앞마당에 또 병력이 많이 나온 것을 보고 앞마당 먹으면 승리하는 상황이 된다고... 그리고 자원을 먹는 만큼 더 많이 생산을 해내고 컨트롤로 많이 생존시키고 하다 보니 그런 별명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이윤열 선수하면 유명한 것이 바로 게임 센스입니다. 특히 타이밍 러시가 유명한데 어떻게 상대가 약한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타이밍은 좀 연습을 많이 해서 신경을 익혀야 하는 것 같아요. 많이 반복을 하다 보면 몸이 기억하는 타이밍이 생겨요. 보통 상대가 저그라 하면 다른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메딕도 다 갖춰서 진출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메딕 나오기 전에 '땡스팀'이라고 하는 그런 전략들을 당시에 구사해서 저그 유저들의 방심을 많이 유도했었던 것 같아요. 조금 방심하면 바로 끝내버리거든요. 그런 것들은 수없이 연습을 통해서 반복을 해서 찾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 이런 강점들로 유명하시긴 하지만 초반 빌드나 '판짜기'와 같은 부분에서는 약점을 보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초반에 약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에는 좀 다양한 스타일을 많이 구사하고 했었던 것 같아요. '프리 스타일'이라는 별명도 얻었거든요. 가끔은 구린 빌드들도 실전에서 사용했고 그러느라 동료들이랑 초반 빌드가 구린데 "그런데도 이기네?"라는 얘기를 했었던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서 참신한 전략들도 나왔어요. 다양하게 시도해봤던 것 같아요.

사실 말도 안 되는 빌드도 많이 시도를 했었어요. 예를 들면 본진 자원으로 3 스타포트 레이스를 한다던가... 그런 빌드는 사실 자원이 거의 안 맞긴 하는데 초반에 뭔가를 해서 (이득을) 축적해 놓는 전략들을 구사를 했어요. 이런 모습 보고 그런 평가를 했던 것 같아요.

- 초창기에는 타이밍 러시를 하는 스타일이었다가 중간에 갑자기 프리 스타일로 여러 패턴의 경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갑자기 게임 스타일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선은 팬분들이나 유저분들이 '이윤열 경기가 좀 물량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다'라는 말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나도 다른 걸 할 수 있다고 보여주기 식으로 여러 가지 참신한 전략들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과거에 제 시대 때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약간 연출도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GG를 이끌어 내기 이전에 뭔가 멋있는 장면 이런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면 멋있는 컨트롤, 대부대 한 번에 시즈 모드 이런 것들로 마치 영화의 끝을 맺는 듯한... 지는 상황에서도 핵 쏘고 있으면 일부러 맞아주고 나가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연출까지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OGN

- 2005년도 이후에 갑자기 1년 반 정도 슬럼프를 겪으셨습니다. 슬럼프의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그 시절에도 열정 부분은 적당히 있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가 나시고 돌아가셔서 한 1년 정도 많은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병도 아니고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뭔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고 이제 막 효도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그런 일을 겪으니까 좀 정신을 못 차렸던 것 같아요. 1년 정도는 거의 술을 좀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모든 리그에서 다 떨어졌어요. PC방 예선까지.

- 슬럼프를 이겨내신 다음에는 상당히 롱 런을 하셨습니다. 롱 런한 프로게이머의 상징인데 롱 런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1년간의 슬럼프를 겪고 어쨌든 이제 가장이 됐기 때문에 '변화가 있어야 된다,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에 어떤 다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술도 당분간 우승하기 전까지 안 먹는다고 끊었고 절제를 시작했어요. 그다음에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고 연습, 운동 이 두 가지만 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정말 바른 생활 패턴으로 돌아갔고 그러면서 경기 전에 메모도 하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안 했거든요. 메모까지 하면서 조금 더 전략의 디테일함을 잡았어요. 대회에서 실수하지 않고 똑같이 하기 위해서 과거와 다른 노력들을 많이 했어요. 노력을 많이 해서 다시 올라갔던 것 같아요.

- 선수 시절 이뤄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저는 WCG 우승을 못 해봐서 좀 한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것은 다 해봤는데 그것만 놓쳐서 정말 아쉽습니다.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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