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단둥의 그들은 왜 300km 떨어진 선양서 발견됐을까?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1. 9. 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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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박석호 극본, 김성용 연출)의 주인공 한지혁(남궁민 분)이 동료인 서수현(박하선 분)을 향해 첫 번째 물음표를 던졌다.

국정원 해외정보국 비인가 TF 흑양팀의 현장요원 한지혁은 북한산 마약 중국밀매조직 분쇄에 나섰다가 실종 1년만에 나타난다.

한지혁은 서수현이 그 사건으로 사망한 오경석(황희 분)과 연인 사이임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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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현장에는 나를 포함해서 세명이나 있었어. 너하고 하팀장은 본부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연락이 끊어진 채 우리가 300km 떨어진 선양에서 발견됐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아. 정말 우리한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던 거야?”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박석호 극본, 김성용 연출)의 주인공 한지혁(남궁민 분)이 동료인 서수현(박하선 분)을 향해 첫 번째 물음표를 던졌다.

국정원 해외정보국 비인가 TF 흑양팀의 현장요원 한지혁은 북한산 마약 중국밀매조직 분쇄에 나섰다가 실종 1년만에 나타난다. 작전을 함께 한 동료 둘은 당시 시신으로 발견됐었다. 표류중인 밀항선에서 발견된 한지혁은 그 1년간의 기억을 상실했다. 첫회 마지막에서 이 기억상실은 한지혁 스스로가 행한 일이고 이유는 국정원내의 프락치를 색출하기 위함임이 밝혀졌다.

앞으로 한지혁은 프락치 색출에 온 신경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당시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2차장 도진숙(장영남 분), 해외정보국장 강필호(김종태 분), 팀장 하동균((김도현 분), 동기 서수현(박하선)은 용의선상에 올라있다.

앞서의 질문은 기억상실 전의 자신이 보낸 USB를 확인하기 전에 서수현에게 던진 질문이다. 즉 기억 잃은 상황에서도 들었던 순수한 의문이라는 사실. 지레짐작에 이 질문은 한지혁이란 캐릭터를 설명하고 사건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단초로 예상된다.

한지혁은 서수현이 그 사건으로 사망한 오경석(황희 분)과 연인 사이임을 알고 있다. 그런 서수현이 혼자 살아온 자신을 향해 원망을 담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억해 내!”라고 다그치는 순간 되묻는다. “지금 니 감정이 단순히 경석이 때문인 거 맞아?”

이 대사로 한지혁은 상대의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의심하고 상대의 감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문을 풀고자 하는 캐릭터임을 분명히 한다. 자기에게 호의를 베푼 아이를 위해 장기적출을 자행하려는 밀항조직을 몰살했으니 소시오패스는 아니다.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단호한 성격이다. 아니면 서수현의 연애가 자신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던가.

또 한지혁이 던진 질문은 확실히 이상하다. 중국 단둥에서 작전을 수행중이던 팀이 본부와 연락도 취하지 않고 선양까지 가서 시체로 발견된 건 충분히 의심을 품을 만하다. 전문가 한지혁이 현장 사진을 분석해 볼 때 동료 시신 옆에 떨어진 권총으로 보아 동료들은 납치돼 무기력했던 상황도 아닌 데 손 쓸 틈 없이 당했다. 범인은 전문가인 그들을 압도하는 전문가? 아니면 그들이 방심할 수 있는 누군가? 300km. 차로 세시간은 넘겨 걸릴 거리를 이동하면서 작전 본부에 고지하지 않았다? 아무리 특수작전팀이라도, 아니 특수작전팀이라서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다. 그렇게 서수현과 하동균은 한지혁의 용의선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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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남긴 또다른 의문들. 후레쉬로 모르스 부호를 쳐 USB의 존재를 알린 이는 누굴까? 그는 왜 그런 불확실하고 번잡한 방법으로 USB를 전달했을까?(한지혁이 신호를 못보거나 전단지를 버렸으면 어쩌려고. 한지혁이 알아볼 때까지 퇴근하는 매일 저녁 모르스를 날릴 작정이라면 모를까.)

고문 흔적으로 봤을 때 감금된 것으로 보이는 1년 전의 한지혁은 어떤 방법으로 USB를 한국으로 보냈을까? 아니 약물은 장기간에 걸쳐 미량씩 사용됐다니 아예 감금없이 스스로 잠적했고 고문 흔적조차 복귀 후 국정원을 속이기 위한 자작극이었던 걸까? 그도 아니면 고문 당한 감금 초기 탈출 후 스스로 약물처방을 해 기억을 지운 걸까?

과연 그 USB에는 동료들이 죽던 그 날의 상황이 담겨있을까? 스스로 내부의 쥐새끼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을 명시했을까? 만약 아니라면 이유는 뭘까?

보안회선을 통해 해경에 한지혁이 탄 밀항선의 존재를 제보한 이는 누구인가?

스노우볼에 얽힌 핏빛 사연으로 인해 총을 들게 된 듯한 한지혁의 과거는 이 음모의 주체와 혹시 맞닿아 있는 건 아닐까?

한지혁 실종 후 벌어진 해외파트 명단 유출사건으로  해외파트 대북라인은 붕괴됐지만 민간인 사찰로 물의를 빚었던 국내파트 1차장 이인환(이경영 분)의 곤경은 일거에 해소됐다던데 이 차장은 과연 이 음모에 연루됐을까? 사건 직후 국내파트로 옮긴 서수현까지 포함해서?

MBC가 창사 60주년을 맞아 150억원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라 해서 관심을 모은 ‘검은 태양’. 액션에 개연성을 더해주는 남궁민의 벌크업된 몸매와 연기력 외에도 첩보물에 걸맞는 무수한 의문부호들을 양산하며 주말 밤 호기심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그러모을 듯하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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