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127이 붙인 초강력 '스티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1. 9.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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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NCT 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가수에게 자신의 음악이 대중에게 얼마나 소비되는가는 예술성의 큰 평가 기준이 된다. 물건을 살 때도 품질 좋은 것을 찾듯 잘 팔리는 음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잘 만들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밀리언셀러나 차트 1위에 주목하는 가요계 생리 역시 이에 근간한다.

그 중에서도 K-POP은 '잘 팔리는 음악'에 제일 적극적인 장르다. 아이돌의 주 활동 목적성은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활동 영역을 글로벌에 기반해 전세계인들의 입맛에 충족된 음악을 만들어낸다. 영화로 치면 마블의 히어로물과 비슷한 영역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스케일로 단숨에 대중을 압도하는 식이다.  

그룹 NCT 127의 정규 3집 '스티커(Sticker)'는 이런 화려한 스케일의 극대치를 보여준다.  총 11곡의 다양한 장르를 수록하며 멤버 도영은 "새롭지만 멋있는 것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스티커'는 새로운 시도 속에 멋이 깃든 앨범이다. 전형적이지 않는 화려함으로 묘한 중독성을 이끈다.

'스티커'의 포문은 동명의 타이틀곡 '스티커'가 열었다. 독특하게도 이 곡은 멜로디가 꽤나 단출하다. 중심이 되는 사운드는 피리 소리가 유일하다고 봐도 될 정도다. 베이스 라인은 간간히 등장해 치고 빠지는 식이다. 그럼에도 이 곡의 분위기는 세다. 멜로디를 죽이는 대신 멤버들의 보컬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악기처럼 쓰는데, 흡사 일렉 베이스 드럼처럼 하모니를 이룬다. 공통점은 아홉 멤버 모두가 힘있게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덕분에 멤버들의 개별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누구 하나 처지지 않고 훌륭한 보컬적 역량을 보인다. 멤버들이 이 곡을  "업그레이드 된, 새로워진 NCT 127의 모습"이라고 설명한 대로다.

NCT 127,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보통 1번 트랙에서 앨범의 전반적 분위기가 예고되는데 이 앨범 역시 '스티커'처럼 화려함 속에 뒤틀린 전형성을 지녔다. 다음곡인 '레몬에이드(Lemonade)'는 상큼할 것 같은 제목과 달리 강렬한 808 베이스와 드롭 사운드로 '스티커'보다 더한 자극을 보여주고, 연인과의 황홀한 감정을 담아낸 '브렉퍼스트(Breakfast)'에선 공상과학 영화 OST를 듣는 듯한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중간에 위치한 '같은 시선' '내일의 나에게' '파(Far)'는 잠시 숨 고를 틈을 준다. 알앤비의 매끈함과, 발라드의 서정성, 팝댄스의 쾌활함을 고루 담아 정신없이 몰아치던 이전의 찌릿한 감상을 환기시켜 준다. 그렇게 '스티커'의 강한 잔상을 잊어갈 때쯤 7번 트랙 '브링 더 노이즈(Bring The Noize)'가 쨍한 드롭 사운드로 다시금 NCT 127의 전매특허 매운맛을 보여준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8번부터 11번 트랙은 따뜻한 감성으로 매듭지었다. 감미롭게 사랑의 환상을 일깨우는 컨템포러리 발라드곡 '매직 카펫 라이드(Magic Carpet Ride)', 연인과 함께 하는 순간의 소중한 마음을 어쿠스틱하면서 편안한 멜로디로 펼쳐낸 '로드 트립(Road Trip)', 시원한 브라스로 꿈꾸는 이들의 희망찬 내일을 이야기한 '드리머(Dreamer)'까지. 기분 좋은 잔상을 남기는 긍정적 멜로디로 꾸려냈다. 엔딩곡 '다시 만나는 날'은 딕훼밀리의 '또 만나요'를 듣듯 끝곡의 아쉬움을 달랜다.

이것이 선주문량만 212만장 넘게 팔린 앨범의 면면이다. 다채롭고도 풍요롭다. 여기에 이들 노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밀리언셀러의 이유를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이 세계에서, NCT 127은 누가 봐도 눈에 띄는 화려한 음악을 출중하게 소화한다. '스티커'가 바로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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