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 100일 생활실험, 명절선물이라는 '복병'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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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바꾸기가 막 굳어지는 참이었는데 복병을 만나고 말았어요."
광주 동구 산수2동에서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생활실험'에 참여한 곽영미(53) 씨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6일 쏟아져 나오는 명절선물 포장재에 낭패감을 맛봤다.
세 식구인 곽씨의 가족이 이달 1일 쓰레기 줄이기 생활실험에 참여한 뒤로 내놓은 종이 폐기물은 하루 평균 1㎏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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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서 11월까지 이어지는 100인의 도전 '귀추' 주목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습관 바꾸기가 막 굳어지는 참이었는데 복병을 만나고 말았어요."
광주 동구 산수2동에서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생활실험'에 참여한 곽영미(53) 씨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16일 쏟아져 나오는 명절선물 포장재에 낭패감을 맛봤다.
곽씨는 배송 과정에서 멍들거나 깨지지 않도록 이중삼중으로 싸맨 과일 상자를 풀 때는 '그러려니' 이해하고 넘겼다.
포장재보다 단단한 깡통에 든 참치 통조림 꾸러미마저 갖은 쓰레기를 쏟아내자 이번에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세 식구인 곽씨의 가족이 이달 1일 쓰레기 줄이기 생활실험에 참여한 뒤로 내놓은 종이 폐기물은 하루 평균 1㎏에 못 미쳤다.
명절 선물 택배가 밀려들기 시작하자 종이 폐기물 무게는 하루 3㎏을 훌쩍 넘겼다.
아파트 재활용품 분류함에 내다 버리면 그만이었던 종이 상자가 생활 실험에 참여하면서 예쁘고 튼튼하고 아깝게만 여겨졌다.
곽씨가 특히 심각성을 느낀 생활 쓰레기는 스티로폼 상자이다.
그는 "고기나 생선을 담느라 보랭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내용물과 비교해 상자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생활실험은 이제 보름여에 접어들었지만, 곽씨와 그 주변인의 일상에는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행동을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대학생 아들이 허투루 종량제봉투에 버린 재활용 폐기물을 다시 꺼내어 씻고 말리고 모으기 시작했다.
남은 음료나 기름때가 말라버리면 닦기 귀찮고 힘드니 즉시즉시 처리하는 습관은 부지런한 생활 방식까지 부수적으로 선물했다.
낮 시간대를 함께 보내는 사무실 동료들 또한 의미 있는 변화를 감지했다.
동료들이 버린 음료수병까지 한 번에 씻고 말려 종류별로 모아 내놓는 곽씨의 행동이 신선한 공감대로 이어졌다.
곽씨는 "인식보다는 습관을 바꾸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손에 물 묻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귀찮지도 않다"고 말했다.
18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광주시민환경연구소와 함께 추진하는 생활실험은 오는 11월까지 이어진다.
곽씨를 포함한 100인의 도전단은 각 가정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량 실천에 따른 추이와 결과를 매일 기록으로 남긴다.
광주시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포장 폐기물을 보면서 쓰레기를 줄여야 지구가 살겠다고 생각했다"며 "100일의 실천이 새로운 행동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쓰레기 줄이기 100일간의 생활실험 성과 보고회는 11월 말 열릴 예정이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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