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듯한 통증과 손저림에 시림까지..손목 터널이 눌렸다
[경향신문]
폐경기 전후의 50대 여성들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관절통이 올 수 있어 이번 추석 연휴에 가사노동이나 집정리·청소 등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은 장기간 집안일을 많이 하는 중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두꺼워진 인대가 손으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손이 저리고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 의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전체 환자의 62.9%가 50~60대로, 그 중 여성의 비율이 81.5%에 이른다.
초기 손목터널증후군은 일상생활에 크게 부담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주로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에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저림, 물건을 잡아도 감촉을 못 느끼거나 손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이상감각이 나타난다. 1~2분 동안 손목을 굽히고 있을 때 손목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손목을 두드릴 때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손이 타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깨기도 하고, 저리고 아픈 증상이 팔꿈치나 어깨, 팔 전체로 확대되기도 한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김동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중년 이후 주부들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질환이었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장기간 방치할수록 엄지 쪽 뿌리근육이 약해져 잡거나 쥐는 등의 손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수부 전문의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초기에는 손목을 무리해서 사용을 것을 자제하면서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부목 고정 등의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밤에 자다 깰 정도로 손 저림증이 심하거나 손바닥 족 근육 위축이나 악력이 감소하게 되면 수근관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약 15분 정도 내시경을 통해 이루어지고, 하루 입원 후 퇴원이 가능하며 2주 후부터는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근전도 검사를 하면 손저림의 원인이 목 디스크인지, 손목터널증후군인지, 또 다른 신경 이상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근전도 검사는 침을 근육에 주사해 신경 자극에 대한 근육의 전기적 활성도를 확인하고, 근육의 정상 생리 상태나 병적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손목터널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면 신경을 타고 손가락에서 신호를 받는데, 해당 구간 신경의 전도 속도를 통해 손목 구간의 신경이 눌렸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다음은 김 원장이 소개한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는 습관이다. 양 손 가득 무거운 짐을 드는 것보다 무게를 줄여 나눠 든다. 한 시간 일하면 10분 정도 쉬면서 손목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들어주며 스트레칭한다. 의식적으로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손목의 부담을 줄인다. 손목 주변이 차가울수록 통증과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추운 날씨에는 손 주변을 최대한 따뜻하게 해준다. 통증이 있을 때는 해당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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