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정지' 북한 올림픽 갈 수 있나?
◀ 김필국 앵커 ▶
국제 올림픽위원회의 징계로 북한이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얼마 전 전해졌었죠?
◀ 차미연 앵커 ▶
네, 올림픽을 통해 경색된 한반도 정세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우리 정부 구상도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았는데요.
중국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하네요.
◀ 김필국 앵커 ▶
징계를 받은 북한이 과연 올림픽에 참가할 방법이 있는 걸까요?
어떤 경우의 수가 있는지 최유찬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북한 올림픽위원회의 자격을 내년까지 정지시키는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지난 9일)] "북한은 도쿄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대회 참가 의무를 위반하고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따라 당장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과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할 수 없게 됐고, 수백만달러의 올림픽 출전 배당금도 몰수되는 등 재정적 손실까지 입게 됐습니다.
하지만 1주일 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북한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번의 전기가 되길 바란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 왕이 부장은 "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왕부장은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개최국 중국이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IOC와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실제 중국은 IOC의 징계 결정 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이유는 감염병 때문"이라며 북한을 감싸기도 했습니다.
IOC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까?
논리적으로는 징계를 내린 IOC 집행위원회가 징계를 철회하거나, 변경할경우 참가가 가능합니다.
[이정미/문화체육관광부 국제체육과장] "명시적인 규정은 없고요, 안건이 있을경우에 수시로 IOC 집행위원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북한이 노력을 하고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만 해준다면 자격정지 기간이 단축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입니다.
IOC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개최국 중국 뿐 아니라 북한의 전향적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윤강로/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사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북한에) 애증이 있다는거죠. 북한이 앞으로 올림픽에 적극적으로 하겠다라든지 그런게 있어야하는데.. IOC가 납득하고 중국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그러면 전혀 길이 없다고 볼 수없죠."
징계가 철회된다고 해도 더 어려운 과제는 따로 있습니다.
코로나 19 전부터 북한 선수들이 국제 경기대회에 나가지 않아서 올림픽 출전권을 단 한장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처럼 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윤강로/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자력으로 출전 자격을 얻기는 어렵고 시간도 얼마 안 남았잖아요. 와일드카드가 있거든요? 국제연맹과 공조해서 북한 선수들이 참가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평창올림픽떄 출전했던 종목들 있잖아요."
그래도 북한 참가에 대한 IOC 내부 여론이 평창 올림픽에 비해 싸늘해졌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올림픽 참가의 가장 큰 장애물은 코로나 19방역입니다.
백신 없이 국경봉쇄로만 대응하는 북한의 방역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만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동계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기존의 방역 규칙과 완전히 별개의 특별 조치를 취해야하는 상황이거든요. 북한은 코로나 접종이 안됐기 때문에 국경을 풀 상황이 못 돼요. 스포츠정책이나 스포츠에 대한 손실을 신경쓸 여유가 거의 없을꺼에요."
하지만 집권 3기를 앞두고 베이징 올림픽을 북한까지 참가시켜 최대한 성대하게 치르려는 시진핑 정부의 노력을 북한이 마냥 외면하기도 어렵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불참은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가를 견인하려고 노력을 할 겁니다 (북한도) 고민이 되겠죠, 아무래도 우방국이 요구하는거니까."
또 북한이 올림픽 등 국제 체육무대에서의 소외와 고립이 장기간 지속되는 걸 피하기 위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경색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푸는 돌파구로 활용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구상입니다.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중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이미 물건너간 것 같던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정세 반전의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0166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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