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총선·유엔총회 등..연휴에도 국제사회 시계는 빠르게 돌아간다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신기림 기자 = 닷새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도 국제 사회 시계는 바쁘게 돌아간다. 독일과 일본, 캐나다는 선거철을 맞았고, 미국 뉴욕에선 다자 외교의 '꽃' 유엔총회에 오랜만에 각국 정상이 얼굴을 맞댄다.
전 세계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포스트 스가' 日 자민당 총재 선거 운동 돌입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8일부터 일본 기자 클럽 주최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집권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20일에는 당 청년국과 여성 방송국이 주최하는 온라인 형식의 토론회가, 23일부터는 온라인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토론회가 이어진다.
전일 오전 총재 입후보 접수가 시작되자 Δ고노 다로(58) 행정개혁담당상 Δ기시다 후미오(64)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Δ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상 Δ노다 세이코(61)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순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고노 행정상은 당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로 과반 당선을 노렸지만, 노다 간사장 대행의 출마로 표가 분산됐다. 이에 당내에서는 자민당 7파벌 중 3개 파벌과 원로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2~3개 파벌 및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고노 행정상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가까운 무파벌 의원들도 고노 행정상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는 26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선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83명의 표와 당원 투표 383표를 합산, 총 766표 중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가 당일 치러진다. 결선 투표는 의원 383표와 47개 광역자치단체 지방표 47표를 합산해 이뤄진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선 다수당 총재가 총리직을 맡는다. 현재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승자는 사실상 총리직이 확실시된다. 자민당 지도부 선출 후 총선은 11월 상반기쯤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과 정치권은 관측하고 있다.
◇독일·캐나다 총선
독일과 캐나다는 총선 분위기가 한창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독일 총선 여론조사에서 현재 1~3위를 달리고 있는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SPD) 대표와 아르민 라셰트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연합 대표, 안날레나 베어복 녹색당 대표는 19일 최종 TV 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사민당의 지지율이 선두로 올라서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당선 시 어떤 형태의 연립정부를 이끌지로 추려지는 분위기다. 일단 정책 기조가 비슷한 녹색당과의 연정은 확실시되고 있다. 이 연정에 실용적인 자유민주당(청)이 합류해 '신호등 연합'을 이루면 차기 정부는 중도 좌파 성향을 띠게 되지만, 급진 좌파 링케의 참여로 '적녹적' 연합을 이룰 경우 보다 좌경화 될 수 있다.
사민당의 연정 방향을 두고 약 40%에 달하는 부동층의 표심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여론조사에서 2위로 뒤처진 집권 기독민주연합의 라셰트 대표는 좌경화 우려를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링케의 경우 과거 동독을 통치한 공산당을 계승해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낮은 편이다.
오는 26일 총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전후 독일사에선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총리가 된다. 4선 16년의 안정적 집권 이후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독일과 유럽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캐나다 총선은 한국의 연휴 기간인 20일 실시된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선거 일정이 앞당겨졌지만, 이제 최대 관심사는 미국과 영국, 호주가 출범시킨 대중국 안보협력 '오커스(AUKUS)' 가입 의사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재선을 노리는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오커스 3국 및 뉴질랜드와 구성한 안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를 내세우며 오커스 가입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보수당의 에린 오툴 대표는 '캐나다 패싱' 논란을 파고들며 당선 시 오커스는 물론 쿼드(Quad·미·일·호주·인도) 가입까지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이번 총선은 임기를 2년 앞둔 트뤼도 총리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유권자에게 직접 평가받고 대규모 재정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던진 승부수였다. 지난달 15일 조기 총선 발표 당시만 해도 자유당(37%)과 보수당(28%)의 지지율은 10%포인트(p)차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이 격차는 1%p 미만으로 좁혀졌다. 집권 자유당과 제1야당 보수당이 모두 31%대의 지지율로 박빙을 달리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선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 등 집계가 늦어져 당일 밤까지 당선자를 가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캐나다 공영 CBS 방송은 전했다.
◇유엔총회 개막…기후변화·팬데믹 대응 의제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제76차 유엔 총회는 21일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고위급 일반 토의로 하이라이트를 맞는다.
이번 일반 토의는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75차 유엔 총회가 화상으로 개최된 이후 재개된 대면 행사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 정상들은 유엔 총회 연설을 비디오로 녹화해 전달해야 했지만, 올해는 나라별 백신 접종률과 변이 확산 상황에 따라 비디오 연설과 직접 참석이 혼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유엔 총회 데뷔 무대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고, 한국과 영국을 비롯해 100여 개국 정상이 대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기후변화와 팬데믹 대응, 코로나19 백신 분배 등의 의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올해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첫날인 21일 연설하며, 북한은 마지막 날인 27일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일반 토의 전날인 20일에는 뉴욕에 모인 세계 정상들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주최 기후변화 비공개 회의에서 머리를 맞댄다.
내달 30일부터 11월12일까지 영국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약속을 강화하고, 1000억 달러 규모의 기후 행동 기금을 선진국으로부터 조성하는 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비공개 회의에 어떤 정상들이 얼마나 참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세계 2대 배출국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연준 정책 결정 발표…점도표·경제전망 관심
23일에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우리시간으로 새벽 3시에 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현재 통화 정책은 동결이 유력하지만, 업데이트될 점도표(금리 전망표)와 경제전망(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에 관심이 집중된다.
월가의 관심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 전망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전문가 설문 결과 70%가 연준의 금리인상을 2022년으로 점쳤다. 응답자 20%는 심지어 내년 상반기 인상을 예상했다. 현재 점도표는 2023년까지 2번의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
성장과 물가 전망도 눈여겨 봐야한다. 델타변이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오며 골드만삭스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에서 5.7%로 낮췄다.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예상대로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8월 소비자가격지수는 전월비로 0.3% 상승해 7개월 만에 가장 적게 올랐다. 7월(+0.5%), 6월(+0.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로이터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6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이 공식화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된다고 전망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체의 73%에 달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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