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라" 욕먹고, 비 쫄딱 맞고.. 박정희 생가 간 윤석열 봉변

김주영 2021. 9. 1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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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시 북구 당원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겪은 일을 두고 "제가 검찰에 재직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할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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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그들 심정 충분히 이해.. 제가 감내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헌화·분향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 속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차량으로 돌아가고 있다. 구미=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욕설이 섞인 거센 항의를 받았고, 우산을 쓰지 못해 비를 흠뻑 맞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야 했다. 당내 유력 대권 주자인 윤 후보는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원한은 여전히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이날 오전 10시쯤 현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보수단체 회원과 우리공화당 관계자 등 100여명의 인파 사이에서 “반역자는 꺼져라”, “어디라고 함부로 와”, “윤석열 XXX” 등의 거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소란 속에서 약 50m를 걸어 추모관에 도착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생전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둘러본 뒤 추모관을 나섰다.

다시 차량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빗줄기가 굵었지만 우산을 쓰지 못한 윤 후보의 얼굴과 양복은 온통 젖었다. 항의하던 이들 중 일부는 윤 후보가 탄 차량을 에워싸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차량은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17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내외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구미=연합뉴스
이날 윤 후보가 생가에 머문 시간은 10여분 남짓이었다. 그러나 현장은 윤 후보가 도착하기 1시간쯤 전부터 인파가 운집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를’,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생가 진입로를 막아섰다. 이를 전해 들은 윤 후보 수행팀은 사전 리허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100여명이 차량 도착 지점부터 추모관까지 줄지어 섰고, 엠뷸런스도 현장에 대기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17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구미=연합뉴스
윤 후보가 떠난 뒤 생가를 찾은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어디 감히 대통령을 구속 시키고, 45년 구형을 때린 자가 여기 와서 정치쇼를 하느냐”며 “자유 우파와 보수를 궤멸한 자가 박 전 대통령 생가에 와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이런 식으로 하면 윤석열이 가는 곳마다 가서 국민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시 북구 당원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겪은 일을 두고 “제가 검찰에 재직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할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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