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⑤'10년지기' 바이든· 시진핑의 '흔들린 우정'
기사내용 요약
美부통령·中부주석으로 2011년 첫 만남 뒤 수차례 회동
바이든 취임 후 미중 정상회담 감감무소식…통화만 2차례
'오랜 친구' 운운하던 사이…미중 패권 경쟁에 우정도 '무색'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떠오르는 중국은 중국인뿐만 아니라 미국과 세계 전체에 긍정적 발전이라고 믿는다"(2011년 8월 21일)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중국)이 우리의 점심을 먹어버릴 것이다"(2021년 2월 11일)
10년 전과 지금, 중국을 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8)의 발언은 온도차가 선명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68)은 10년 친분을 자랑하는 사이지만 미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이들의 우정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지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미중 대면 정상회담은 감감무소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10일 2번째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 2월 바이든 취임 3주만에 첫 통화를 하고 7개월만이다. 통화는 90분 가까이 이어졌다. 미중 실무 회담 답보에 답답함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미중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정상급 소통을 시도한 셈이다.
2011년 '2인자'로 첫 만남…밀착 동행하며 친분 키워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는 '아시아 중시'(피봇 투 아시아) 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이끌던 중국 역시 '화평굴기'(평화롭게 우뚝 섬)와 '돌돌핍인'(갈수록 기세가 등등함) 기조 속에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꾀하고 있었다.
미국 내 대표적 '중국통' 정치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탐색전에 제격이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인 1979년 미중 수교 직후 첫 방중 대표단에 참여해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격인 덩샤오핑을 만났다. 이후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대 최고 지도자를 모두 상대했다. 2001년에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엿새에 걸친 방중 일정 대부분을 시 주석과 붙어다녔다. 둘은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 잔을 부딪혔고 지진 피해를 입은 쓰촨성을 함께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바이든은 중국어를 배우는 손녀도 중국에 동행했다. 베이징의 한 서민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은 일화로 중국 매체들로부터 '국수 외교'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미중 오가며 만남 계속…'친구'라 부르지만 미묘한 신경전
시 주석은 이듬해 3월 중국 최고 권력자인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 그는 미국에 중국과의 '신형 대국 관계' 구축을 압박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대외 기조도 훨씬 적극적인 '주동작위'(주도적으로 제 할일을 한다)로 선회했다. 시진핑식 '대국굴기'(큰 나라로 우뚝섬)의 시작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3년 12월 중국을 다시 찾았다. 시 주석은 한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칭하며 환영했다. 바이든도 "(시) 주석과 나의 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뒤로는 미묘한 신경전이 흘렀다. 중국은 바이든 방문을 앞두고 동중국해에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해 역내 긴장감을 잔뜩 끌어올렸다.
바이든 "시진핑 친구 아니다"…미중 관계 악화에 돌변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대선 토론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하며 시 주석을 '폭력배'(thug)라고 칭했다. 취임 직후에도 시 주석은 "몸 속에 민주주의 뼈가 없다"는 발언을 스스럼 없이 했다. 6월에는 "우리는 서로를 잘 알지만 오랜 친구가 아니다"라며 "순전히 비즈니스 관계"라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10년 사이 급변한 미중 관계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이자 최우선 도전으로 지목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바이든의 오랜 친구 시진핑은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부상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한 대중 관세를 그대로 둔채 대중 무역 정책을 재검토 중이다. 미국은 트럼프 때 시작한 중국 방산·기술 기업 투자금지 범위도 확대했다. 미중 간 제재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홍콩과 신장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료들을 제재하자 중국도 맞제재로 응수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관계 개선을 위해선 상대방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따르지 않는 중국의 행동이 미국과 동맹들, 국제사회에 도전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하고 내정 간섭을 일삼으며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으려 한다고 맞섰다.
두 정상의 견제구도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겠다는 전반적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내가 지켜보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외세가 중국을 괴롭힌다면 "중국 인민들이 세운 혈과 육의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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