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맞아?" 마세라티 DNA 그대로 담았다..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권혜정 기자 2021. 9.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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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웅장한 디자인에 곳곳에 '블루' 하이브리드 포인트
마세라티 시그니처 배기음, 하이브리드서도 구현..1억1450만원부터
마세라티의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마세라티는 이탈리안 럭셔리 감성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다. 이 가운데 '기블리'는 오랜시간 유려한 디자인과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모델이다.

마세라티의 기블리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돌아왔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 브랜드가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를 향해 내딛은 첫걸음이다. 기존 마세라티 라인업의 유려한 디자인과 특유의 퍼포먼스 등 기블리의 DNA를 그대로 이식하는 동시에 하이브리드 모델로 효율성을 덧입혔다.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마세라티의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직접 몰아봤다. 복잡한 도심부터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화도로를 누비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하이브리드 맞아?"였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는 운전하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기자의 편견을 순식간에 지웠다.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마세라티 특유의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차량을 인도 받고 주행을 시작하기 전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웅장한 외관에 시선을 빼앗겼다. 외관은 기블리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수준에 곳곳에 하이브리드 감성을 더한 수준이었지만 기블리는 기블리였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일램프에 장착된 부메랑 모양의 LED 클러스터다. LED 클러스터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는데, 가장자리는 블랙, 중앙에는 레드, 하단 섹션은 투명하게 구성돼 3개의 색상의 렌즈로 구성됐다. 모터 스포츠 역사와 함께한 마세라티의 DNA가 강하게 반영된 부분이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곳곳에 친환경 모빌리티의 상징인 블루컬러를 더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량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 필러의 세타 로고에 블루커러가 기본 적용돼 하이브리드만의 감성을 더한다.

프론트 그릴 역시 눈길을 끌었다. 프론트 그릴은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바를 적용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튜닝 포크는 극도의 순수한 소리를 공명을 통해 전달하는 도구로, 이같은 의미와 형상이 그릴에 반영돼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트라이던트 로고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세라티의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내부. © 뉴스1

내부 디자인에도 마세라티 특유의 감성이 담겼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했다. 기존 기블리 모델의 경우 특유의 세련미와 고유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 대시보드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이는 기블리 하이브리드에도 이어졌다.

센터 콘솔에는 직관적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주조 알류미늄으로 구성된 오디오 볼륨키, 회전식 조절 버튼이 깔끔하게 배치됐다. 콘솔에는 두 개의 컵 홀더와 12V 파워 소켓, SD 카드 리더 연결 장치, 휴대전화 거치 공간, USB 소켓과 음악 재생, 영화나 이미지 감상 등이 가능한 aux-in 포트가 포함돼 운전자의 편의를 높였다.

차량 실내 곳곳을 장식한 블루 스티치는 포인트로 작용했다. 레드 컬러의 시트 색상에 스티치가 눈길을 끌며 고급스러움을 끌어 올렸다. 시트와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에도 블루 포인트가 추가돼 하이브리드로서의 느낌을 잃지 않았다.

1열은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했으나 2열의 경우 그다지 여유롭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성인 여성이 앉기에는 충분했으나 180cm가 넘어가는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좁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장 4970㎜, 전폭 1945㎜, 전고 1485㎜로 차체 길이가 길어 뒷좌석이 넉넉했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아쉬움이 컸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이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였다. 세단이라 SUV에 비해 트렁크 공간의 길이가 높진 않았지만 깊숙하게 여유 공간이 있어 각종 짐을 싣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세라티의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뉴스1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진면모는 주행을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하이브리드임에도 기블리 답게, 마세라티 답게 달릴 수록 매력이 넘치는 친구였다.

우선 시동을 걸자 마세라티 특유의 '으르렁~' 하며 표효하는 배기음이 반겼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편견을 깬 첫 번째 순간이었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할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낼 수 있다.

페달을 밟자 묵직한 힘과 함께 밟으면 밟는대로 속도가 붙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는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100km 가까이 가속하자 강인함 힘을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날렵하게 치고 나갔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배기음은 더욱 커졌고 힘은 더 세졌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이 최고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인 부스트를 제공, 한차원 더 높은 수준의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노멀 모드에서 연료 소모와 성능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운전자에게 안정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는 또 느낌이 다르다. ICE 모드에서는 정숙함을 제공하며 하이브리드로서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속도를 내면서 커브를 돌자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는 마세라티가 기블리 하이브리드 무게 배분에 기울인 노력 덕분이다.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동급의 차량과는 다르게 엔진을 차체의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해 차체 중량 배분의 밸런스를 향상시켰다.

제동력 역시 뛰어났다. 앞 차축에 브렘보6 피스톤 고정형 캘리퍼와 듀얼 캐스트 360x32mm 벤티드 디스크, 뒤 차축에 브렘보 4 피스톤 고정형 캘리퍼와 345x28mm 벤티드 디스크를 장착, 100km/h 속도에서 약 35.5m 이내의 제동력을 보인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2.0리터 엔진,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으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해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55km/h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5.7초만이 걸린다. 기존 기블리의 V6 가솔린, 디젤 모델과 견줘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을 갖춘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연비 역시 향상시켰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국내 인증 복합연비는 8.9km/l다. 기블리 가솔린 모델 대비 22%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켰다.

마세라티의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 뉴스1

각종 첨단기능도 탑재됐다. 차량을 차선 중앙으로 유지하고 사선 설정 속도로 조절하는 등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는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ADA) '핸즈 온' 기능은 물론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사각지대를 모니터링해 차선 변경 시 충돌을 방지하는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ABSA),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기블리의 매력은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연비와 환경을 생각한 친환경 모델로, 실내 감성과 무게배분, 배기음, 그리고 고성능을 고려하면 고가의 럭셔리 친환경차 모델 중에는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다만 1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 첨단기능은 동급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 차체 길이가 긴 것에 비해 2열 등의 내부공간이 좁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마세라티의 특유 감성을 선호하고 고가의 친환경차를 고려하는 이라면, 또 저속주행보다는 고속 주행을 즐기는 1인 가족, 또는 2인 가족이라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세라티 하이브리드의 가격(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분 적용 기준)은 기본형 1억1450만원, 그란루소 1억2150만원, 그란스포트 1억2050만원이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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