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멈춰선 한반도 '평화'
文정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속 추진..북 호응 '미지수'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오는 19일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남북이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한 후에는 한반도 평화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3년 간의 남북관계 상황을 살펴보면 녹록치 않은 남북관계 상황이 이어졌다.
평양 공동 선언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정상화, 이산가족 화상상봉 추진, 미국 상응 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한국전쟁 유해 공동 발굴과 남북 공동 경비 구역(JSA) 내 완전한 비무장화 등에 대한 합의가 담겼다.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진 직후 당시 문 대통령은 능라도 5·1경기장에 모인 15만 명의 평양 시민에게 직접 연설을 해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 노딜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 기류는 냉랭해지기 시작했다. 북측은 하노이 회담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게 일부 돌리는 듯한 분위기를 흘리며 남북 관계에 직접 나서는 것을 피했다.
2020년에는 유례없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북한은 방역을 이유로 2020년 1월 말부터 국경을 봉쇄하며 인적·물적 교류를 모두 차단했다. 남북 당국 차원에서의 교류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까지 물리적 교류는 모두 막혔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더 나아가 파국의 시간으로 치닫기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 북한은 일부 탈북단체들이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한 것을 이유로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두 차단했다. 남북정상간 핫라인은 물론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그해 6월16일 남북 평화와 교류의 상징인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 총비서가 그해 9월 서해상 우리국민 피격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전격적인 '사과'에 나섰고, 같은 해 10월 북한의 최대 명절인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에서 우리 남측 동포들을 언급하며 유화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게 전부였다. 당시 김 총비서의 대남 관련 움직임으로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이 일부 기대되기도 했지만, 큰 진척사항은 없었던 것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미 관계의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미국 측은 외교적 관여를 통한 '대화' 메시지를 북측에 지속적으로 보냈지만, 북한은 대화의 테이블에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다 지난 7월27일 13개월만에 남북 통신연락선이 전격적으로 복원됐다. 올해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합의에 의해 이뤄진 성과라고 정부는 밝혔다. 그러나 약 2주 뒤 북한은 올해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통신연락선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북한은 김여정 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에 맞대응 성격의 군사 행보에 나것임을 예고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였다. 결국 지난 11~12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히고, 지난 15일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의 결의 위반 사항이기도 하다.
또 대남 스피커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실언'이라고 규정하며 "우몽하기(어리석고 사리에 어둡기) 짝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이렇게 지난 3년간 남북 관계의 부침이 있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남은 임기 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유엔 총회도 참석해 남북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내년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을 맞아 "합의는 이행을 통해서 완성되기 때문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도 남북 간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 없이 지속할 계획"이라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7일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을 앞두고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간담회'에서 "아쉽게도 지금 한반도의 평화는 3년 전 그날에서 그대로 멈추어 선 채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긴 호흡과 안목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바를 묵묵하게, 의연하게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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