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쇼크'에 분할 진통까지..바람잘 날 없는 K배터리

2021. 9. 18.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화재 리콜로 연내 상장 '비상'
SK이노베이션·삼성SDI, 배터리 사업부 분할 이슈로 주가 '휘청'
6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쇼크와 배터리 사업부 분할 이슈로 배터리 3사가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EV’에서 잇단 화재로 대규모 리콜이 결정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볼트 EV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로 조립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간 현대차 코나 EV에 이어 GM 볼트 EV까지 리콜이 이어지면서 LG화학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20% 넘게 빠졌다. GM의 볼트 EV 리콜 소식이 전해진 8월 23일 LG화학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조원 넘게 증발했다.

설상가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 화재와 호주에서 발생한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

리콜 사태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동맹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심사 연기 신청 등의 악재가 겹쳐 배터리 대장주로 꼽히던 LG화학은 삼성SDI에 배터리 대장주 자리를 넘겨주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이슈로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6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참관객이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부 분할 이슈로 주가가 휘청였다. 삼성SDI는 최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삼성SDI가 즉각 “배터리 사업 분리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지만, 주가는 3% 이상 빠졌다.

LG화학에 이어 배터리 사업 분할에 나선 SK이노베이션도 분할 관련 우려에 주가가 흔들렸다. SK이노베이션은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사업 분할 안건은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2대 주주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80.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번 임시 주총 승인에 따라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앤피주식회사(가칭)’가 10월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회사 사명 후보로 ‘SK온(on)’과 ‘SK배터러리(betterery)’, ‘SK넥스트(next)’ 등의 상표를 등록했고 석유개발 회사 사명은 ‘SK어스온(SK earthon)’을 출원했다.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영위하고 석유개발 사업은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맡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9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장 자격으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은 소액주주를 달래기 위한 구체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다.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2021년 실적이 가시화되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연간 실적 및 성장을 위한 투자 소요,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주주 환원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에 따른 우려보다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부문 물적 분할로 지분 희석 우려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가 클 전망”이라며 “배터리 부문 가치 중 28% 수준의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4.8%에서 10.5%로 높아질 것이므로 배터리 부문 가치를 94%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