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금융정책 브레인 누가 뛰나

조귀동 기자 입력 2021. 9. 18. 06:00 수정 2021. 9. 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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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선거를 채 6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현재 금융업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유력 대선주자들의 금융정책 브레인이 누구냐는 것이다. 가계 대출, 가상자산 입법, 소비자 보호 등 산적한 현안은 물론이고 금융감독기구 개편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기되는 정책 이슈 등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산업은 그 특성상 다른 산업보다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크다. 또 대선주자마다 금융정책이 사뭇 다르기도 하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사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누구나 소득, 자산, 신용도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빌릴 수 있도록 하자는 ‘기본금융’을 대표 정책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최대 1000만원을 10~20년 만기로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공약을 발표했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형태로 자유롭게 돈을 빌리거나 갚을 수 있는 방식이고, 금리는 은행 우대금리 평균에 연 1%포인트(p) 정도를 더한 것이다.

이 공약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연체 및 미상환에 대한 손실을 어떻게 메울 것인 지에 대한 방안과 재원 조달 방식이다.

◇ 이재명 양대 축은 금융노조와 경기연구원

현재 기본대출 공약과 관련된 사람은 크게 두 명이다. 먼저 이 지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김병욱 의원이 있다. 그는 지난 6월 기본대출이 제도적으로 가능하도록 지역신용보증재단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국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금융투자시장 사정에 밝다.

다른 한명은 같은 달 초 기본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한 김을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2006년 ‘한국의 세대 간 이전과 국민이전계정’을 주제로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경기연구원에서 오래 일하면서 주로 노동시장과 복지제도와 관련된 연구들을 해왔다. 김 연구위원의 당시 발표는 기본대출 재원으로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김병욱 의원, 김을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김기준 전 의원, 임수강 경기연구원 초빙연구위원(왼쪽부터). /조선DB

이 지사의 금융정책 전문가들 상당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출신이다. 김기준 전 의원은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을 거쳐 2005년 금융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임수강 경기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최근 경기연구원 기획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집필한 6권짜리 정책 제안서에서 ‘금융정책, 자산금융에서 생산금융으로’라는 제목으로 금융 분야를 다룬 꼭지를 맡았다. 임 초빙연구위원은 전남대에서 ‘세계시장 가치법칙의 관점에서 본 1997년 경제위기’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금융노조 부설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여러 해 동안 일했으며, 심상정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교수(왼쪽부터). /조선DB

주류 경제학자로는 이 지사의 싱크탱크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에서 경제1분과장을 맡은 하준경 한양대 교수가 있다. 하 교수는 한국은행을 거쳐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다.

원승연 명지대 교수도 이재명 지사와 연결고리가 있다. 원 교수는 장기신용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신한BNP파리바와 교보악사 등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2017~2020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을 역임했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한성대 교수) 등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진보적 경제학자들과 교분이 두텁다.

◇ 윤석열 주축은 시장 친화적인 미국 유학파

야당인 국민의힘의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금융관련 정책을 발표한 게 아직 없다. 대선 준비 기간이 짧아 전문가 풀(pool)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윤창현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조선DB

현재 윤 전 총장 캠프 내 정책 전문가 중 금융 정책에 밝은 사람은 윤창현 의원이 있다. 윤 의원은 미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시립대 교수와 금융연구원장을 지냈다. 교수 시절에는 선물·옵션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논문을 주로 썼다. 국회 정무위에서 친(親)시장적 관점에서 금융감독, 가상자산, 가계부채 등의 이슈에서 여당과 정부를 다각도로 비판해왔다. 현재 윤 의원은 윤석열 캠프의 경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치인 가운데에서는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이 향후 윤 전 총장을 도울 가능성도 높다. 윤희숙 전 의원은 미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일해왔다. 노동·소득·재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 강삼모 동국대 교수, 유재훈 전 예탁결제원 사장(왼쪽부터). /조선DB

윤 전 총장의 정책자문단 경제 분과 간사는 김소영 서울대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로 꼽힌다.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강삼모 동국대 교수는 미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금융경제연구원에서 일했다. 국제 금융 분야에서 연구 실적이 많다.

이 밖에 눈에 띄는 인물은 금융 관료 출신인 유재훈 전 예탁결제원 사장이다. 유 전 사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감독과장, 증권감독과장, 대변인,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또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을 지냈었다.

◇ 이낙연 캠프 금융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인사

민주당에서 이재명 지사를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의 경우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가 대거 정책 결정 과정에 포진해 있다.

최운열 전 의원은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이지만, 금융 전문가 잘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증권연구원 원장,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2~2003년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 금융업 이론과 실무에 밝고 시장 친화적인 성향이다.

최운열 전 의원과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왼쪽부터). /조선DB

이 전 총리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에서 경제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도 대표적인 이낙연 캠프 내 금융전문가다. 전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에 오랫동안 일해온 관료 출신으로, 2008년 증권업계로 옮겨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 KDB대우증권 IB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에서 대표연구위원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하며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연결고리를 갖게 됐다.

국민의힘 내 유력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경우 공개된 금융 전문가가 없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공동선대위원장)가 있다. 백 교수는 미 뉴욕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세청장과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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