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0주년.. 앞으로 50년은 더 피아노 치고싶어"

“15년 전 유방암 3기였는데 당시엔 의사들도 걱정스러운지 제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더라고요.”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서혜경(61)이 웃으며 말했다.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였다. 서혜경은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1971년 7월 명동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으로 데뷔했다. 그는 “올해로 피아노가 56년째이지만 아직도 배우고 노력할 게 많다”고 말했다.
2006년 유방암 발병 이후 그는 8차례 항암 치료와 33차례 방사선 치료를 견뎠다. 그는 “암 치료 1년 반 동안 피아노를 전혀 치지 못했다. 당시는 오른팔을 못 쓰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우울함이 적지 않았다”면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현재 자전거를 타고 집과 연습실을 다닐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이전에는 ‘세계적’이나 ‘1등’ 같은 목표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다시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혜경은 스무 살이던 1980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를 했다. 그가 먼저 등정한 이 콩쿠르에서 올해 박재홍(한국예술종합학교)과 김도현(클리블랜드 음악원)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서혜경은 “40여 년 전만 해도 동양인에 대한 무시와 차별이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국인 후배들이 1~2위에 모두 오른 것을 보면서 무척 자랑스럽고 대견했다”면서 “이 대회를 디딤돌 삼아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데뷔 50주년을 맞아서도 서혜경의 피아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독주곡집에 이어서 이달 말 디지털 음반 ‘내가 사랑하는 소품들(My Favorite Works)’을 발표한다. 26일엔 예술의전당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그는 “까다로운 테크닉 때문에 영화 ‘샤인’에서 주인공(데이비드 헬프갓)이 연주하다 쓰러지고 말았던 난곡”이라며 “가장 도전적인 작품이기에 오히려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언제까지 피아노를 치고 싶은가’란 마지막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 50년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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