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 박물관·미술관으로 '눈호강'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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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가위 연휴 기간에 가족·지인과 전시장 나들이를 생각한다면, 지역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는 인구 변화가 한국인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사람, 숫자: 인구로 본 한국현대사'전과, 국보·보물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품들을 처음 한자리에 모아 한국미의 원형을 살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디엔에이(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이 관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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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가위 연휴 기간에 가족·지인과 전시장 나들이를 생각한다면, 지역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역사·문화 콘텐츠가 즐비하다.
첫손 꼽는 명소는 충남 공주시 국립공주박물관이다. 1971년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삼국시대 왕릉으로 확인된 무령왕릉의 발굴 50주년을 맞아 모든 출토품 5200여점을 수장고에서 끄집어낸 기념 특별전이 차려졌다. 벽돌무덤(전축분)의 내부 공간과 유물 배치를 재현하고 학술적 연구 성과도 반영했다. 무덤 입구를 지키는 진묘수, 왕과 왕비의 목관과 금제 관식, 청동쟁반 딸린 잔 등 유명한 핵심 유물들이 다 나왔지만, 꼭 눈에 힘주고 봐야 할 유물은 처음 나란히 전시된 왕과 왕비의 베개와 발받침, 그리고 금동 신발이다. 특히 부슬거리는 조각들을 목재로 이어붙여 겨우 형태를 유지한 왕의 베개는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이다. 당당한 왕의 발받침대, 아름답고 고고한 자태로 유명한 동아시아 굴지의 고대 공예품인 왕비의 베개·발받침대와 처음 한 갖춤을 이뤄 전시된다는 점에서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검붉게 옻칠한 나무판에 금판으로 된 육각형 무늬와 용과 비천상, 새, 어룡 등이 들어간 베개의 문양을 상세히 살펴보면 옛 백제인이 꿈꾸었던 이상세계가 보인다. 26일까지만 전시한다. 박물관 뒤편의 샛길 같은 오솔길로 나가면 바로 무령왕릉이 있는 고분군이 나타난다. 유물을 보고 산책하면 좋다.
전북 정읍시립미술관에는 한국 근현대 명작의 미술사가 송두리째 옮겨왔다. 지난 7일 개막한 ‘한국미술의 아름다운 순간들’전이다. 전시의 고갱이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남도 거장 오지호의 인상화풍 걸작 <남향집>. 그가 1930년대 월북 작가 김주경과 함께 만든 2인 화집 원본, 생전 작업 사진 등의 아카이브가 같이 나왔다. 오지호 작업을 필두로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박고석, 이마동, 유영국, 하인두, 류경채, 김병기, 백남준, 박래현, 곽인식, 윤형근, 김구림, 이우환, 박서보, 이건용, 황재형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움직인 대가들의 수작 컬렉션이 1·2층 전시장에 들어찼다. 반나절 시간 잡아 찬찬히 보면 한국 미술사에서 일제강점기 근대부터 지금까지, 화단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눈에 잡히게 된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차린 문화재 사진가 고 한석홍, 안장헌, 오세윤의 3인전은 경주 답사 여행의 더할 나위 없는 길잡이다. 석굴암과 불국사, 남산, 보문동 절터 등 경주 유적의 지금 풍경을 깊고 아련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부산에서는 한국전쟁 기간 임시수도 부산에서 벌어진 전후 복구사업의 실상을 담은 유물들과 자료를 부각시킨 임시수도기념관의 특별전 ‘전화에서 재건·부흥에로’가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는 인구 변화가 한국인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사람, 숫자: 인구로 본 한국현대사’전과, 국보·보물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품들을 처음 한자리에 모아 한국미의 원형을 살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디엔에이(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이 관객을 기다린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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