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70% '위드 코로나' 극한 시험대..연휴 뒤 위중증 달렸다

박상휘 기자 2021. 9.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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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비수도권 전국 확산 우려..델타 변이까지
연휴 후 확진 늘며 치명율 커지면 위드 코로나 흔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1.9.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번 연휴가 코로나와 일상생활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는 다음 달 3일까지 예정돼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용 중이다. 식당이나 카페의 영업시간이 한 시간 늘어났고 추석 연휴 전후 1주일(9월 17일∼23일) 동안은 4단계 지역에서도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 가정에서 모일 수 있다.

정부는 장기간의 방역조치로 쌓여가는 시민들의 피로감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자영업자들은 현 방역조치 상황도 불만이지만 확진자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조치를 더 완화할 수는 없었다.

다만 정부는 성인 접종 완료율을 80%, 특히 고령층은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연휴가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극한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당장 이전의 연휴 때보다는 이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연휴를 앞둔 확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추석 연휴 하루 전날 신규 확진자는 113명에 불과했다. 현재 평일 기준 200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이동량에도 전파력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현재는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된 상황이기에 추석 연휴 이후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려되는 부분은 또 있다. 현재 유행은 80%에 가까운 환자가 수도권에서 나올 정도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주도하고 있는데 추석 연휴 기간 교차 이동으로 확산세가 다시 전국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어렵게 진정시켜 온 비수도권의 유행 상황이 다시 나빠지면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이 아닌 3000명 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추석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경부선 승강장.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 연휴 동안 사람들의 접촉은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추석 이후 유행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특히 추석 연휴 때 수도권 주민의 이동 증가로 전국적으로 다시 새로운 유행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서는 확진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중증 환자와 사망률인데 추석 연휴 이후 이 수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 위중증 환자는 확진자가 증가하면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추석 연휴 기간 가정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면 특히 고령층이 위험하다.

당장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3%가량인데 비수도권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대전의 경우 14개 병상 중 4개만 남았고 울산도 16개 병상 중 4개만 남아 있어 비수도권 일부 지역의 병상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추석 연휴 기간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위한 강제 시험대가 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11월 초에는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추석 연휴 이후 지금보다 확산세가 더 거세진다면 위드 코로나는 당연히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희망도 있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백신 접종률이다. 1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섰고 18일인 이날부터는 500만 명의 미접종자에 대한 사전예약이 시작된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별개로 청장년층 예방접종률이 5~10%만 높아져도 향후 유행의 방향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델타 변이의 위력 속에서도 백신 예방접종은 희망과 같다. 꼭 백신 예방접종을 받아달라"고 말했다.

물론, 접종률이 오른다고 해도 급격한 방역완화 조치는 곤란한 상황이다.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81%에 달하는 싱가포르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폈지만 최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인구 570만 명의 작은 나라인 싱가포르는 최근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서 1000명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도 추가 방역완화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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