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美 군용기·잠수함 순환배치 허용”
‘오커스’ 반기며 미군기지 더 제공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미국을 방문한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과 ‘외교·국방 연례 각료급 회의’를 열었다. 미국, 영국, 호주의 3국 간 안보 협력체 ‘오커스(AUKUS)’ 창설을 통해 미국이 호주의 핵잠수함 선단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피트 더턴 호주 국방장관도 참석했다.
회의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세계는 호주의 코로나 기원 조사 요구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 반응을 봤다”며 “중국은 지난 몇 달 동안 호주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경제적 보복 위협과 압박은 그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예전에 했던 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미국은 이런 압박 전술에 직면한 호주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1958년 영국에 이어 63년 만에 핵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지원하는 것은 호주의 대중국 견제 의지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호주는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포함한 지원을 약속한 데 대해 미군이 주둔할 기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더턴 국방장관은 “병력 배치 협력을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며 “모든 종류의 미군 군용기가 호주에 순환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 북부의 다윈항에는 미 해병대원 약 2000명이 배치돼 있는데, 더턴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주둔하는) 병력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군이 호주 서부 퍼스의 잠수함 기지에도 순환 배치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대신, 미 국방부는 호주의 디젤잠수함 기지를 제공받게 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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