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8년 재판, 총 형량 14년

박국희 기자 2021. 9. 18.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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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만 200차례.. 일각선 "가혹"
지난 6월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뉴시스

각종 정치 공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7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조작 혐의로 2013년 시작된 그의 각종 재판은 8년에 걸쳐 사실상 마무리됐다. 앞서 그는 댓글 조작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았고, 개인 알선 수재 혐의로도 징역 1년 2개월 형기를 마쳤다. 재판만 200차례 가까이 받았다. 직업이 ‘피고인’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는 지난 6월 재판 도중 “제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엄상필)는 이날 국고손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그는 국정원 예산 66억원을 들여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 및 현금 10만달러를 건넨 혐의,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야당 정치인에 대한 동향 파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는 모두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국정원 적폐 청산’ 기조 아래 2017년 말부터 검찰이 수사해 기소한 혐의들이다. 검찰은 2018년 12월까지 약 1년 동안 모두 9차례에 걸쳐 원 전 원장을 기소했다. 법원이 사건 병합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한때 8개의 재판이 동시에 진행됐고, 원 전 원장은 하루에 세 차례씩 각기 다른 법정을 오가며 재판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4개 로펌에서 변호사 15명을 선임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한 사람이 8년간 재판을 받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원 전 원장이 자신의 범죄에 대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1년에 걸쳐 각기 다른 혐의들을 9차례씩 검찰이 추가 기소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원 전 원장도 지난 6월 법정에서 “(검찰이) 저를 괴물 비슷하게 만들었다. 수사도 수십 번 했고 재판만 백몇십 번을 받았다”며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1·2심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고, 지난 3월 대법원은 “국정원 직원의 직권남용은 더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며 일부 직권남용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2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주문대로 일부 무죄 혐의를 다시 유죄로 인정해 2심이 선고한 형량에 징역 2년을 추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앞서 원 전 원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3년 6월부터 18대 대선 국정원 댓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받았다. 이 재판 역시 5년 가까이 진행되며 2018년 4월에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그는 이와 별개로 건설업자로부터 청탁과 억대 금품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로도 기소돼 2016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2개월이 확정됐다. 8년에 걸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그가 받은 총형량은 14년 2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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