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해직자들 1인당 3억6000만원씩 받아.. 일부 갹출해 '전교조 회관' 건물 산다

박세미 기자 2021. 9. 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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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본부 사무실 모습/뉴시스

지난 2016년 전교조가 ‘법외(法外)노조’였을 때 학교로 복귀하라는 교육 당국 명령을 따르지 않아서 해직됐던 전교조 핵심 간부 32명이 해직 기간에 대한 보상으로 1인당 평균 3억6000만원 임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위해제자까지 포함하면 교육 당국으로부터 받은 총 임금 규모는 131억원이다. 전교조는 이 중 일부를 내년 상반기 ‘전교조 회관’을 사들이는 데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직교사 1인당 3억6000만원 보상

17일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전교조 해직·직위해제자 임금 보전 내역’에 따르면, 서울·부산 등 16개 시도교육청은 지난 2016년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2심 소송에서 패소한 후 학교로 돌아가라는 교육 당국의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고 해직 또는 직위해제된 전교조 전임자 총 55명에게 총 131억1711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2억3800만원 임금을 소급해서 준 것이다.

특히 2016년 해직된 교사 32명은 해직 기간 4년치 임금을 한꺼번에 보상받으면서 1인당 평균 3억5986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9명은 1인당 4억원이 넘는 임금을 한꺼번에 보상받았다. 보상받은 임금에는 호봉 인상분, 정액급식비, 시간외 근무수당, 명절휴가비, 성과상여금,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모두 포함됐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9월 대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전교조가 노조 지위를 회복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2013년 전교조는 “해직 교사가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위법(違法)”이라는 고용부의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아 노조 지위를 잃었고, 1·2심 재판부 모두 전교조 법외 노조 통보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2016년 교육 당국이 전교조 전임자들에게 학교로 복귀할 것을 지시했지만, 핵심 간부들은 “노조를 지키기 위해 전임을 사수하겠다”며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무단 결근하거나 연가(年暇)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 전교조 교사들로 인해 적지 않은 혼란을 빚었고, 결국 무더기 해직 사태로 이어졌다. 그런데 대법원이 지난해 2심 판결을 뒤집고 전교조 합법 판결을 내리면서 노조 지위를 되찾았고, 현행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최대 4년치 임금을 소급 지급받게 된 것이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교조 해직 교사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이중 수혜” 비판...전교조는 건물 매입도 추진

그러나 이 같은 거액의 보상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상당수 전임자들이 해직 이후에도 전교조 전임자로 일했는데, 교원노조법상 노조 전임자는 국가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또 해직교사들은 해직 기간 전교조에서 일정한 지원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행범 부산대 교수는 “전교조 해직자들은 당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게 불법임을 명백히 알고 있었는데도 의도적으로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노조 활동을 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수행하다 억울하고 부당한 징계 처분을 받은 경우와 전교조 해직자들 사례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전교조가 보상받은 임금 일부로 이르면 2022년 상반기 중 ‘전교조 회관’을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논란이다. 전교조는 지난달 24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역사적인 법외노조 투쟁 승리로 조성된 환수액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해 해직자 환수금의 80%를 ‘전교조 회관’을 사는 데 적립하겠다”며 전교조 회관 매입안을 심의·의결했다. 현재 전교조가 교육부로부터 국고를 지원받아 서울 서대문구 본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아예 건물을 사들여 전교조 본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임자 월급에 거액의 임금 보전까지 사실상 이중 수혜를 받은 만큼 장학금 조성 등 공익에 쓸 수도 있을텐데 이조차도 노조가 쓸 건물 매입에 사용하겠다니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사 단체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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