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농축시설 확장… 우라늄 25% 증산 가능한 공간
일부 전문가들은 “목적 불분명”
북한이 평북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고 CNN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만약 이 공간을 모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로 채우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25% 정도 더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CNN은 상업위성회사 ‘맥사’가 지난 14일 촬영한 영변 핵단지 내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성사진을 과거 사진과 비교했다. 지난달 3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우라늄 농축 시설 앞쪽의 공터에 나무 여러 그루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그런데 지난 1일 위성사진에서는 공터의 나무가 사라졌다.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공터를 에워싸는 벽이 생겼다. 벽 안쪽에 건축 자재로 추정되는 물건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 대해 CNN의 분석 의뢰를 받은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북한이 이전부터 우라늄 농축 시설을 넓혀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북한은 2013년에도 서로 떨어져 있는 3개 건물 사이를 잇는 벽을 만들고 큰 지붕을 올려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했다. 이번에도 그때와 같은 방법으로 공터를 이용해 공장을 넓히려고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루이스 연구원은 “새로 확장된 영역은 1000㎡쯤 되며 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두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새 원심분리기 1000개가 더 있으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은 25% 정도 증가한다”고 CNN에 말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영변의 5MWe 원자로도 7월 초부터 재가동한 흔적이 있다고 했다.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원자로 재가동에 이어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확장한다면 무기급 핵 물질 생산량을 늘리려고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대해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다. 38노스는 우라늄 농축 공장 앞 공터에서 1~14일 사이에 굴착 등 건설 작업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정말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 목적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38노스는 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냉각 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이는 동향을 목격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지난달 25일까지는 이 시설에 냉각 장치 5기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으나 지난 1일 위성 사진에서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북한이 냉각 장치를 제거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만약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공장의 운영 목적에 더 잘 맞게 냉각 장치를 교체하는 과정에 있다면 그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때까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우라늄 농축 과정에는 적절한 냉난방과 시스템 냉각이 필수적”이라며 “냉각 장치가 교체되거나 이전되는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냉각) 장치를 제거한 목적은 불분명하다”고 했다.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냉각 장치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데, 38노스의 분석은 북한이 기존의 냉각 장치를 더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개선 중일 가능성을 완곡하게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우라늄 농축 시설을 개선할 목적으로 냉각 장치 교체나 건물 확장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궁극적으로는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의 증산으로 이어지게 돼 북한 핵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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