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단기 알바 160만명 사상 최대, 홍남기는 "99.6% 고용회복"

조선일보 2021. 9. 1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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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8월 고용동향'을 주제로 관계장관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에서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 8월 160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또 7.4%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8월과 비교하면 무려 57% 급증한 수치다. 이들의 월 소득은 고작 40만~50만원으로 용돈벌이 수준이다. 이것을 취업자로 계산하는 게 정부 취업자 통계다.

문 정부에서 초단시간 취업자가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최저임금 과속 인상 때문이다.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 갑자기 불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아르바이트 직원의 근무시간을 대폭 단축시킨 결과다. 필사적으로 인건비를 줄여야만 하는 소상공인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하던 직원을 2~3시간 일하는 사람 2명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주휴수당을 절감했다. 청년 등 경제 약자의 일자리가 이런 ‘쪼개기 알바’로 대거 바뀐 것이다.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도 지난달 1052만명으로 불과 1년 만에 410만명(64%) 늘었다. 충격적인 급증세다.

수조 원 세금을 퍼부어 만든 휴지 줍기, 풀 뽑기 등 공공 일자리가 대부분인 60세 이상 신규 취업자(37만명)와 초단시간 청년 알바를 빼면 사실상 고용 감소 상태인데 고용 시장이 완전히 되살아난 것처럼 주장한다. 대표적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7만6000명이나 감소했고 30대 취업자도 9만명 가까이 줄면서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도 6만명 줄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은 20%대 중반으로 최악 수준이고 취업 활동을 아예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여전히 6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문 정권의 고용 대란은 코로나 사태 훨씬 이전인 2018년 8월부터 시작돼 임기 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1만명 늘었다며 “코로나 4차 확산 속에서도 고용 시장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취업자 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작년 2월)의 99.6%로 방역 위기 이전 수준에 한 발짝 더 근접했다”면서 “청년층 회복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실상을 호도하는 궤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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