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36] 난 늘 당신을 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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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뚱뚱한 몸매가 콤플렉스인 르네 베넷(에이미 슈머 분)은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의기소침하고 본인답게 살지 못한다. 결국 몸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야심 차게 찾은 스피닝 클럽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페달을 밟다가 바이크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부딪치는 대형 사고를 겪는다. 간신히 정신 차리고 탈의실에 들어가 거울을 보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고 늘씬하다. 영화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2018)’의 한 장면이다.
머리에 충격을 받아 자신의 눈에만 예쁘고 늘씬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르네가 이 사실을 알 리 만무하다. 재밌는 것은 이때부터 르네의 행동과 말투가 완전히 바뀐다는 것이다. 어딜 가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이 행동한다. 그런 당당한 매력 덕에 직장에서도 상사의 눈에 들어 그동안 펴지 못했던 멋진 기획들을 통과시키고, 귀여운 남자에게 먼저 접근해 남자 친구도 만든다. 이제 르네에게 세상은 적대적인 곳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자신에게 호의적인 곳이다.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날 적대한다(If I have lost confidence in myself, I have the universe against me).”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이다. 르네의 경우 착각으로 인한 자신감이지만 그런 자신감마저 이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자신감으로 승승장구하고 하루하루 아름다운 날을 살던 르네는 또 우연한 사고로 머리를 부딪쳐 지금까지 자신이 봤던 예쁜 외모가 온전히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자신감 있던 시간의 경험은 르네에게 외모와 상관없는 진정한 자신감을 준다. 하지만 자신의 예전 모습에 반했던 남자 친구에게는 쉽게 다가설 수가 없다.
남자 친구 에단은 르네에게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의구심을 한마디 말로 날려버린다. “난 늘 당신을 보고 있었어요(I’ve always see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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