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내가 만든 뚝딱이 캐릭터, 미키마우스 집으로 보냈죠"

정영재 2021. 9. 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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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종석
‘뚝딱이 아빠’ ‘어린이 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방송인 김종석(62) 씨가 지난 3일 제 48회 한국방송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MBC 코미디언 출신인 그는 EBS의 ‘딩동댕 유치원’을 포함해 어린이 프로그램을 32년간 진행하면서 어린이 인성 발달과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어린이 프로는 사회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는 장르입니다. 묵묵히 미래 꿈나무들을 위해 애쓰시는 많은 어린이 프로그램 종사자들을 대신해서 저한테 주신 것 같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1994년 태어나 올해 27살이 된 장수 캐릭터 뚝딱이도 김 씨가 직접 만들었다. “당시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캐릭터는 미키마우스-미니마우스였어요. 미키마우스 1년 로열티만 780억 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 정서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자고 마음먹고 PD들과 인형 제작하는 분들을 모아 놓고 밤샘 작업을 했죠.”

그래서 나온 것이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좋은 아빠 나와라, 자상한 엄마 나와라 뚝딱’ 이렇게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캐릭터 뚝딱이였고 김 씨는 뚝딱이 아빠로 27년째 살고 있다. “뚝딱이가 나온 후 3년 만에 미키마우스 로열티가 120억으로 뚝 떨어졌어요. 그 후 방귀대장 뿡뿡이, 뽀로로가 나오면서 우리나라가 캐릭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했잖아요. 미키마우스 브랜드를 밀어내고 국산 캐릭터가 등장하는 역사의 맨 앞에 뚝딱이가 있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터줏대감으로 30년 넘게 장수한 비결로 그는 ‘전문성’을 꼽았다. “아이들의 언어·생각·창의성과 발달 과정 등을 잘 알지 못하면 주는 대본 그냥 읽는 연기자가 될 수 있고 그러면 오래 못 합니다.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심어 주고 싶어서 광고학 석사를, 아이들을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성균관대에서 아동학 박사학위를 받아 ‘개그맨 1호 박사’가 됐죠. 지금도 하루 7종류의 신문을 읽으면서 변화하는 환경, 트렌드를 공부합니다.”

그는 30여 년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낀 보람도 얘기해줬다. “아이를 데려온 엄마가 빛바랜 옛날 사진을 보여줄 때가 있어요. 제가 엄청 젊었을 때라 제 옆에 있는 아이가 누구냐고 물으면 ‘얘가 바로 접니다’ 하면서 웃어요. 그 아이가 자라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데려온 겁니다. 한 세대를 넘어 두 세대 동안 아이들과 엄마·아빠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었구나 싶고, 3세대까지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죠.”

김 씨는 다양한 사업체를 경영하는 ‘대표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의 양수리 강변에 ‘양수리빵공장’이라는 국내 최대 빵집 겸 커피숍을 열었다. 팔당대교 인근에 있는 카페 ‘벨스타 커피’는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을 바라보며 ‘물멍’하기에 최고의 포인트라는 입소문이 나 있다.

얼마 전 이사를 했는데 딩동댕 유치원에서 사용한 의상과 소품만 한 트럭분이 나오더라고 했다. 김 씨는 “어른들을 웃길 때보다 어린이들이 즐거워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고 했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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