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음식의 궁합
김호정 2021. 9. 18. 00:21
유승연 지음
파롤앤
음악은 귀로 듣지만, 더 많은 감각을 사용할 때 진짜 즐거움이 온다. 클래식 음악과 음식을 소개하면서 청각뿐 아니라 후각·미각·촉각을 깨워주는 책이다.
어쩌면 저자만이 쓸 수 있는 내용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푸드 스타일리스트, 칼럼니스트의 일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멘델스존의 봄노래를 들으며 작곡가의 고향인 독일 함부르크의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무는 경험을 묘사한다. 두툼한 고기, 아삭한 상추, 말랑한 치즈의 질감이 멘델스존의 한없이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한다.
바흐부터 스트라빈스키까지, 작곡가 30여명의 작품을 익숙하거나 낯선 음식과 연결하는 감성이 예민하다. 음식은 다양하다. 갓 구운 빵, 달콤한 밀푀유, 비 오는 날의 파전, 나가사키의 짬뽕, 스코틀랜드의 동물 내장 음식인 해기스까지. 이 음식들이 리스트·림스키코르사코프·푸치니·브루흐 등의 음악과 얽혀들 때 모든 감각이 동원된다. 저자는 “음식과 함께 음악을 다루면서 매일매일 우리의 삶에 음악이 함께하고 있음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썼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SUNDAY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