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20주기.. 철새 수백마리, 뉴욕 세계무역센터 충돌해 떼죽음

정채빈 기자 입력 2021. 9. 17. 23:26 수정 2021. 9.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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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에 부딪혀 떼죽음을 당한 철새들./AP 연합뉴스

하늘을 날던 철새 수백 마리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유리창과 충돌해 떼죽음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현지 시각) 가디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9·11테러 20주기였던 이번주 며칠 사이 철새들이 뉴욕 맨해튼 WTC 외벽에 부딪혀 떼죽음을 당했다.

조류보호단체 오듀본 뉴욕의 멜리사 브라이어는 “WTC에 도착했을 때 건물 아래가 새들의 사체로 뒤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WTC 건물 아래에 떨어진 사체 일부를 거두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 안에는 작은 새들이 인도 곳곳에 죽어있는 모습이 담겼다.

/MelissaBreyer 트위터

오듀본 뉴욕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4일 밤 사이에만 최소 291마리의 철새가 WTC 주변 도로에 떨어져 죽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철새들은 실내조명 등 빌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과 유리창에 반사된 빛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어 건물 외벽과 충돌한 걸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는 폭풍으로 철새들이 평소보다 낮게 날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다.

오듀본 뉴욕은 “희생된 새들은 대부분 울새, 딱새, 휘파람새 등”이라며 “보통 한철에 15~20마리가 충돌하지만 이번에는 그 수가 충격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브라이어는 “보이지 않는 곳에 떨어진 새들까지 포함하면 이번 충돌로 죽은 새의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듀본 뉴욕의 보존·과학 부국장 케이틀린 파킨스는 “맨해튼 고층 건물에 새떼가 부딪히는 문제는 계속 제기돼 왔다”며 “밤에 불빛을 줄여 새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유리창이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도색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WTC 주변 공원의 유리 난간에 흰색 물방울 무늬를 그려 철새가 피해 갈 수 있도록 한 사례가 있다.

WTC 측은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엔 특히 야간 조명 소등, 블라인드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며 철새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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