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살해 후 '연락 안 된다' 안부 묻는 피해자 가족에 '무사하다' 문자까지 보낸 40대男 검거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팀 전체 투입해 시신 발견 신고 접수 후 15시간 만에 용의자 긴급체포

 
이웃집 6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연락이 안 된다’고 걱정한 피해자 가족에게 버젓이 문자 메시지까지 보낸 40대 남성이 긴급체포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7일 강도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소재 모 아파트에서 집주인인 60대 여성 B씨를 살해하고, 통장을 훔쳐 달아나 2차례에 걸쳐 현금 100여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씨 휴대전화도 챙긴 뒤 안부를 물어온 피해자 가족에게 ‘무사하다’는 취지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6시쯤 B씨 친척의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으로 출동, 피해자 시신을 발견했다. B씨 친척은 최근 연락이 닿질 않자 집을 직접 찾았다 시신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발견 당시 부패가 심하게 진행 중이었으며, 손목과 발이 스타킹 등으로 묶여있었다고 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던 B씨는 입까지 막아놓는 바람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나아가 그 위에 이불까지 덮어놓고 도주하면서 결국 B씨는 질식사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서부경찰서는 강력팀 전체를 투입해 A씨가 B씨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한 자동입·출금기(ATM) 주변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토대로 탐문에 나섰고, 이날 자택에서 용의자를 검거했다. 신고 접수 후 15시간 만에 용의자를 붙잡았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