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생가 찾은 윤석열, "박근혜 탄핵 원흉 물러가라" 지지자들에 거센 항의 받아

지역 주민들 "이럴거면 왜 왔나" 비판하기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는 윤후보를 지지하는 경북포도포럼 회원 등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또 구자근, 김영식, 송언석,정희용,이만희 등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거 출동해 윤후보를 마중했다.

반면 우리공화당 당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수백명이 몰려 소란이 발생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박근혜 탄핵 원흉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박정희 생가 입구에서 윤 후보의 진입을 몸으로 막았는데 경찰은 22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이들이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제지하며 윤 후보의 길을 텄다.

참배를 반대하는 이들의 제지를 뚫고 생가로 향한 윤 후보는 30여m도 채 안 되는 거리를 10분 이상 걸려 도착했다.

윤 후보믄 추모관에서 분향을 한 뒤 헌화하고 추모관에 전시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생전 사진 등을 둘러봤다.

추모관에는 보수 유투버 등이 대거 몰려 추모관에 뚫고 들어가려고 밀어붙였고, 평소 참배를 안내하던 생가보존회 측은 이들의 추모관 집입을 막기 위해 문을 잡고 지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참배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충돌을 빚었다.

윤 후보는 경찰이 확보한 통로를 따라 무사히 차에 올라 타 영덕시장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박정희 생가 방문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우파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브리핑 없이 서둘러 자리를 떴다.

한편 윤 후보가 박정희 생가에서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돌아선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이럴거면 왜 왔나”, “각오는 하고 왔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