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전쟁이었죠"..30년 전 남북 유엔 가입 막전막후
30년 전 오늘은 우리나라와 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날입니다. 서로 더 빨리 유엔에 진출하려고 경쟁했던 그때, 현장에서 뛰었던 외교관들은 "외교 전쟁 같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한뉴스 (KTV) : 161번째 유엔 회원국이 된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북한기에 이어 게양됐습니다. 이제 남북한은 모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성원으로서…]
1991년 9월 17일 뉴욕에서 유엔 총회가 열렸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가입 결의안이 동시에 통과됐습니다.
[오준/전 주유엔 대사 : 남북한 국기가 올라가는 걸 보면서, 저는 그때 30대 젊은 외교관이었기 때문에… 아 내가 외교부를 퇴직하기 전에 저 2개의 국기가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까…]
남북은 수십 년간 상대보다 먼저 유엔에 가입하기 위해 뛰었습니다.
[오준/전 주유엔 대사 : 외교전쟁이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한 나라라도 더 많은 국가가 우리를 승인해주기를 북한과 경쟁했죠.]
북한은 '통일된 뒤 하나의 국가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고집했습니다.
이에 찬성한 옛 소련 때문에 한국의 유엔 가입은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기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이규형/전 주중대사 (유엔 가입 당시 유엔과장) : 소련 정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고 이것을 공식적으로 한국 정부에 통보를 한다…일련의 외교환경이 한국에 매우 유리하게 전개됐고…]
냉전 종식과 함께, 결국 북한도 남북 동시 유엔 가입에 찬성했습니다.
42년의 외교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한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논의되는 등 한반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오준/전 주유엔 대사 (2014년 12월 22일) :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냥 아무나가 아닙니다. 수백만 명의 가족이 여전히 북한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2024년 세 번째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 갑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참석해 유엔 가입 30년을 기리고 한반도 평화 구축 계획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자료제공 : 국가기록원·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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