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 피해자가 '관심병사'?..함장, 덮기에만 '급급'
[뉴스데스크] ◀ 앵커 ▶
상습적인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정리한 해군 병사의 죽음을 조사해 보았더니 당시 함장이 폭행 피해자를 오히려 관심 병사로 분류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느, 군 내 사건이 그렇듯 지휘관이 책임질 만한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선임병들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지난 6월 스스로 세상을 등진 故 정 모 일병.
정 일병은 3월 16일 함장에게 피해 사실을 처음 신고했습니다.
가해자 전출과 비밀 유지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함장은 정 일병의 보직을 변경하고, 침실을 옮겨줬을 뿐 요청을 사실상 묵살했습니다.
열흘 뒤 정 일병은 자해를 시도했고 함장에게 다시 고통을 호소했지만, 함장은 오히려 가해자와의 대화를 주선했습니다.
[故 정 일병 어머니] "이렇게 대충 화해하라(고 했는데)‥상병하고 일병하고 (어떻게) 화해를 합니까?"
정 일병은 다음날 함장에게 한 번 더 괴로움을 호소하며 육상 전출을 요청했고, 1주일 뒤에야 정신과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함정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함장은 상부에 '신상특이장병' 발생 보고를 했습니다.
부대 내 가혹행위에 대해선 '병영 부조리'로 신고하는데, 함장은 가혹행위 피해자를 '관심병사'로 보고한 겁니다.
또 함장은 가혹행위를 인지하면 즉시 신고해야 하는 의무도 위반했고,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규정도 어겼습니다.
정 일병이 함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건 세 차례, 극단적 선택을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묵살된 겁니다.
결국 지난 6월 정 일병을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강대식 의원은 최근 해군본부 군사경찰대로부터 이런 수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함장은 지휘감독소홀 혐의로 징계위에 회부됐습니다.
가혹행위를 주도했던 병장 A씨는 형사 입건됐고, 나머지 두 명은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유가족은 징계에 그칠 사안이 아니라고 반발했습니다.
[故 정 일병 어머니] "(함장은) 매뉴얼대로 군법대로 하지 않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징계를 받는 건) 상응하는 대가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귀한 집 자식 데려다가 보호 조치를 그 따위로 합니까."
해군은 부대원들의 집단 따돌림 여부와 생활반 내 추가 폭행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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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고무근
남효정 기자 (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0162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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