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삐끗' 방치하면 평생 '골골'

박효순 기자 입력 2021. 9. 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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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만성 발목불안정증 증상과 치료법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끗하는 일이 잦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북연세병원 조준 원장이 발목불안정증 환자에게 객관적 영상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강북연세병원 제공
1년에 3~4회 이상 접질리거나
3개월 이상 발목 통증 반복 시 의심
치료 시기 놓치면 관절염으로 악화

30대 직장인 A씨는 10대 중반에 축구를 하다 발목을 삐인 이후, 지금까지 몇 차례나 발을 접질렸다. 최근에도 계단을 내려가다 발목을 삐끗해 인대에 손상을 입었다. 병원 진료에서 ‘만성 발목불안정증’ 진단과 함께 계속 방치할 경우 습관적인 발목염좌(삐임, 접질림)뿐만 아니라 발목에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외부 힘에 의해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상을 발목염좌라고 한다. 염좌는 골절과 달리 정상적인 위치 관계가 유지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재형 교수는 “어릴 때 발목염좌를 경험하고 치료하지 않는다면 성인이 돼 발목염좌가 지속되는 만성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목을 갑자기 삐었다면 RICE요법을 시행한다. 인대가 손상된 직후 발목의 통증과 붓는 증상이 줄어들도록 충분히 쉬고(Rest), 하루 3~4회 20~30분 냉찜질을 하고(Ice), 붕대로 적절히 압박하고(Compression), 발목을 심장보다 높이 위치(Elevation)토록 하는 대증요법이다. 이와 함께 인대가 안정될 때까지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발목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발목 주위의 근력과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성 염좌의 70~80%는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20~30%는 습관적으로 발목을 다치게 되면서 인대가 아닌 관절 내부의 문제로 양상이 바뀔 수 있다. 연골 손상 등이 나타나면서 통증으로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심한 경우 관절염으로 악화한다.

1년에 3~4회 이상 접질리거나 발목이 꺾이는 느낌이 들 경우, 3개월 이상 발목에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 인대 파열이 동반되거나 염좌가 가라앉지 않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손상된 바깥쪽 인대를 원래 위치로 붙여주는 치료이다.

최근 내시경 이용 인대봉합술 개발
수술 뒤 통증·회복 기간 줄여줘

전통적인 수술방법은 발목을 5㎝가량 절개한 뒤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수술 중 주변 정상조직 손상이 생겨 일상생활 복귀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하는 ‘무절개 인대봉합술’로 수술법이 발전했다.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시켰다.

내시경을 이용한 인대봉합술은 손상된 발목 부위에 3㎜ 크기의 작은 구멍을 2개 정도 뚫고, 그 사이로 관절내시경을 넣어 인대를 봉합한다. 최근 강북연세병원 조준 원장(족부클리닉)은 내시경을 이용해 발목인대봉합술을 시행한 결과를 담은 연구논문을 정형외과분야 국제학술지(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발표했다.

만성 발목불안정증 수술은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 주관적 검사에는 의료진의 촉진과 환자의 병력 청취가 필수적이다. 연골 등 추가적인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객관적 검사를 종합적으로 시행한다. 재활 과정 또한 중요하다. 인대가 재생되는 데는 대략 6~12주의 기간이 필요하다. 최소 4~6주는 깁스나 보조기를 통해 발목을 고정한다. 그 후에는 근력강화 운동, 재활 과정을 거쳐야 발목의 안정성을 원활히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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