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노블코믹스 흥행 토대로 웹툰 시장 공략에 박차

정연호 2021. 9. 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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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커넥티드 콘텐츠 기업인 리디의 노블코믹스 신작 '참아주세요, 대공'의 티저 및 런칭 예고편 조회 수가 46만 회를 돌파하며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동명의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이 원작으로, 남장여자 주인공의 감춰진 신분을 중심으로 러브 스토리를 긴장감 높게 그려내 인기를 얻었다. 웹툰 연재 직후 원작 웹소설도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고, 원작 웹소설의 1주간 일평균 거래액 역시 전월 동기 대비 32배 상승하며 화제를 입증했다.

지난해 웹툰 사업을 본격화한 리디가 빠르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 리디의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한 노블코믹스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면서다. 리디가 웹소설 시장 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고유의 지식재산권(IP)과 탄탄한 팬덤을 갖추고 웹소설 원작을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실제 리디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리디 노블코믹스 '참아주세요, 대공(원작 진소예)', '마귀(원작 비첸치)', '티파니에서 모닝 키스를(원작 정수현)' - 출처: 리디

10여 년간 축적한 IP와 데이터가 성공 밑거름

리디가 노블코믹스 전략을 택한 데에는 웹소설에 대한 자신감이 큰 몫을 했다. 지난 10여 년간 자유연재 플랫폼이나 장르 소설 출판사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웹소설을 폭넓게 확보해온 만큼, 그중에서도 성과가 좋았던 작품을 웹툰으로 만들면 경쟁력이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상수리나무 아래', '마귀' 등 리디의 로맨스 판타지 작품이 차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고객 데이터 분석 역시 리디 노블코믹스 흥행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리디는 웹툰으로 제작할 원작 웹소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감상 고객 수, 매출, 완독률(작품을 끝까지 읽은 사람의 비율), 평점, 리뷰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트렌드를 이끄는 캐릭터와 장르, 소재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동시에 이야기의 흡입력을 검증해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노블코믹스로 웹툰 흥행 이끌고 웹소설 역주행 시너지 효과도

리디의 노블코믹스는 리디 웹툰 사업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리디북스의 8월 웹툰 월간 베스트셀러 TOP10 중 노블코믹스가 7개 작품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리디의 메가 히트작 '상수리나무 아래'는 원작 웹소설의 파급력을 바탕으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최근 공개한 복수극 '세 명이서 결혼 생활 중입니다' 등도 입소문을 타고 상위권에 안착했다.

노블코믹스의 인기로 웹소설이 역주행하는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웹소설 팬들이 웹툰을 읽으면 순위가 올라가고, 작품의 화제성이 높아지면서 원작 웹소설로 다시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것이다. 로맨스 판타지 화제작 '마귀'가 웹툰으로 론칭된 이후, 4개월간 원작 웹소설의 일평균 거래액은 직전 동기 대비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IP 확장도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원작 웹소설이 3만 명으로부터 별점을 받으며 인기를 얻은 캠퍼스 로맨스 '시맨틱 에러'는 웹툰과 스페셜 애니에 이어 웹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티파니에서 모닝 키스를'과 '한양 다이어리' 역시 원작 웹소설이 웹툰으로 제작된 이후 OST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드라마 제작도 확정됐다. 리디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발판삼아 노블코믹스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웹툰의 경우 특정 작품이 입소문을 타면 플랫폼과 관계없이 모여드는 경향이 높다. 리디가 풍부한 웹소설 IP를 바탕으로 '상수리나무 아래'와 같은 대표작을 꾸준히 발굴한다면 웹툰 업계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리라 기대된다.

웹툰 분야의 ‘넷플릭스’형 구독 서비스에 집중

리디는 국내 전자책 플랫폼 시장 개척을 주도한 콘텐츠 기업으로, 최근에는 해외 웹툰 및 웹소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해 말 정식 런칭한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인 '만타(Manta)'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가 검증된 다양한 장르의 고품질 'K-웹툰' 콘텐츠를 월정액 구독형 모델로 제공한다. 특히 시장 규모는 크지만, 마블이나 DC 등의 히어로 콘텐츠에 편중된 미국 만화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디의 웹툰 구독 서비스인 '만타'를 통해 전 세계에 제공되는 '상수리나무 아래'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스포티파이 같은 글로벌 구독형 서비스가 그러하듯, 리디 역시 콘텐츠 및 서비스 품질 향상과 유지를 위해 독자/이용자의 의견,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연속 시청 사례처럼, 웹툰도 전체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 경향이 짙어 독자의 만족도가 구독 이용과 서비스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들 글로벌 구독형 서비스가 자리잡음에 따라, 전세계 소비자도 구독형 서비스 모델 이용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소유'가 아닌 '소비'하는 방식의 구독경제는, 향후 디지털 콘텐츠 외에 다양한 산업분야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스타트업을 비롯해 글로벌 대기업들도 구독경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리디의 선택과 집중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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