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만연 에브리타임.."이용규칙·제도 바꿔야"
[EBS 저녁뉴스]
국내 최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가 혐오 글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정 성별이나 인종, 성소수자 등을 비난하는 글이 만연한 건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뮤니티 이용규칙과 정부의 관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로 대학생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특정 국가 사람이란 이유로 싫다고 하거나 성소수자를 혐오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대학 캠퍼스 390여 곳이 참여하고, 이용자만 523만 명에 달하는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혐오 게시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대학 25곳의 커뮤니티에서만 590건이 넘는 혐오 게시글이 제보됐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여성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가 가장 많았고, 인종과 성소수자 혐오 게시글의 비중도 10%가 넘었습니다.
정지원 / 중앙대 총학생회 제8대 성평등위원회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 검수가 필요하다는 게시물을 작성했더니 제게 여성 혐오적 발언이 가득한 담긴 쪽지를 보낸 익명의 학우분들을 만났고"
이런 상황에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차별·비하 표현에 대한 자율규제를 강화하라고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혐오 게시글은 별 다른 제재 없이 남아있습니다.
또, 한 여성단체가 지난달 혐오표현 게시글 50여 개에 대해 게시 중단 요청을 했지만, 피해 당사자가 아니란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원정 / 유니브페미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은 권리 침해로 인정하면서 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더 나아가 공동체의 조건을 파괴하는 혐오 표현은 어째서 권리침해로 인정되지 않는 것입니까."
이에 운영사가 커뮤니티 이용규칙과 혐오 글 신고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용규칙에 혐오 표현을 명시하고, 규제 방식까지 마련해야 한단 겁니다.
윤김진서 대표 / 유니브페미
"어떤 혐오 게시글을 봐서 신고를 하려고 해도 신고 항목에 혐오 표현이라든가 혐오 차별 조장 같은 것들이 없고 삭제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차별과 혐오를 금지한다라는 내용을 이용규칙에 명시하는 것이 (시급하다)"
혐오 표현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를 위해 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방심위는 일베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지난 5년 동안 7천 700여 건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에브리타임은 '학교 인증'을 해야 하는 폐쇄형 커뮤니티여서 지금까지 시정을 요구해 삭제한 혐오 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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