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분향소에 조문 발길.."더 이상의 죽음 막아달라"

정재우 2021. 9. 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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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영업제한 조치 이후 생활고를 호소하며 숨진 자영업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분향소가 어젯밤 마련됐습니다.

동료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정재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분향소를 설치하려는 자영업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한밤중에 대치를 이어갑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이게 무기예요? 저, 이 꽃 하나 놓고 가겠다고요."]

천막 천을 접어 만든 제단에 대한민국 자영업자라고 적힌 영정이 올려진 작은 분향소.

이 작은 공간을 허락받는 데만 8시간이 걸렸습니다.

[김기홍/자영업 비대위 공동대표 : "자영업자가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내기까지 이렇게 어렵습니다. 자영업자가 살기 위해서 이렇게 어렵습니다."]

분향소엔 영업을 마치고 온 자영업자들의 발길이 밤새 이어졌습니다.

[문은주/음식점 운영 : "솔직한 이유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괜찮아서 살아있는 게 아니에요. 목숨을 끊을 수 없어서 그냥 살아있는 거지, 괜찮아서 살아있는 거 아니에요."]

오늘 오후부터는 제단 반입이 허용돼 분향소가 제 모습을 갖췄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에,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에, 자영업자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박OO/맥줏집 운영 : "똑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저 지금 빚이 너무너무 많은데, 이게 자식들한테 갈까 봐 제가 버티는 거지 저도 자식 없었으면..."]

[김선홍/주점 운영 : "'위드 코로나'라고 하잖아요. 자영업자들한테만 다 몰아세우지 말고 다 같이 협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미처 분향소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대신 자장면과 치킨, 커피를 보냈습니다.

자영업 비대위 측은 내일 밤 11시까지 추모객을 받은 뒤 분향소를 자진 철거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 송혜성 김정은 류재현/영상편집:남은주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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