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맡는 건 선수'..큰손 투자전략 바꾼다..주식 비중 줄이되 '전·통·물' 담아라

김정환 2021. 9.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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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호주 국부펀드 사령탑들
"금리인상에 증시전망 불확실
데이터·신재생에너지는 유망"
선진국 빠른 코로나 회복세에
"美 달러화가 가장 매력적"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낮다"

◆ 세계지식포럼 결산 / 2022 돈의 흐름 어디로 ◆

16일 세계지식포럼 `국부펀드의 선택 2022` 세션에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박대양 한국투자공사 최고투자책임자, 덩컨 본필드 국부펀드국제포럼 최고경영자(왼쪽부터)가 앨리슨 힐 호주 퀸즐랜드투자공사 최고투자책임자(화면)의 운용 전략을 듣고 있다. [이충우 기자]
'돈 냄새' 맡는 데 선수인 국부펀드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투자처로 전자상거래·물류·통신 관련 기업과 미국 달러화를 손꼽았다. 다만 이들은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지난해 코로나19 국면 이후 저금리 유동성 환경 속에 워낙 가파르게 올랐다"며 추가로 담기에는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박대양 한국투자공사(KIC)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앨리슨 힐 호주 퀸즐랜드투자공사(QIC) CIO, 덩컨 본필드 국부펀드국제포럼(IFSWF)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국부펀드의 선택 2022: 큰손들의 견해' 세션에서 코로나19 국면 이후를 겨냥한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세션에는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좌장으로 참여해 기관들이 글로벌 투자 전략을 펼쳐내는 산파 역할을 맡았다. 박 CI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어 2022년에는 주식 전망이 밝지 않다"며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프라스트럭처 등 대체자산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흥국은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더뎌지면서 경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신흥국보다 선진국 투자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해외 국부펀드도 미국 금리 인상 충격 등에 대비해 주식에 대한 눈높이는 낮추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힐 CIO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굉장히 많이 반등했다"며 "앞으로 주식 비중을 낮추기 위해 부동산 등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CIO도 "주식 밸류에이션이 좋지 않아졌다"며 "앞으로는 지난 5~10년간 얻었던 투자 수익률을 거두기는 어렵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급등에 주식 자산이 고평가되면서 국내외 기관들이 주식을 대체할 다른 자산을 찾아내는 게 시급해졌다는 뜻이다. 그는 "다른 국부펀드와 연대해 양질의 투자 자산을 발굴할 것"이라며 "데이터와 물류센터, 통신망, 섬유,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역설했다.

본필드 CEO는 "부동산 등 대체자산은 유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장기 투자로 가는 게 수익을 높이는 최적의 답인데 최근 국부펀드들이 전자상거래와 물류 산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IFSWF는 전 세계 40여 개 국부펀드가 참여해 구성한 기관으로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기류를 가장 잘 파악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본필드 CEO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장 매력적인 통화는 미국 달러화"라며 "미국이 첨단 경제인 데다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에서 회복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국부펀드 운용 '사령탑'들은 일각에서 일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에 물가급등이 겹친 현상) 발생 가능성을 일제히 일축해 눈길을 끌었다. 박 CIO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물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힐 CIO도 "전 세계적인 공급 제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공급망이 재개되며 점차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큰손들은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 각국 재정·통화 정책 변화가 예견되는 만큼 자산운용 전략도 방어적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힐 CIO는 "앞으로는 방어적인 성격의 자산을 편입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잘 다변해야 연간 한 자릿수 수익률이라도 올릴 수 있다"며 "정교한 장기 투자 전략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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