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브로커 혐의 부인 "문흥식 심부름만 했을뿐"

문씨와 공모해 6억4천만원 받고 재개발 공사 업체 알선 혐의

광주 건물 붕괴 사고가 일어난 재개발 구역 철거 업체 선정에 개입해 뒷돈을 챙긴 브로커가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10 단독 김용민 판사는 17일 변호사법 위반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73)씨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씨는 이날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문흥식(61) 씨와 함께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업체 3곳으로부터 모두 6억4천만원을 받고 계약 성사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가운데 5억9천만원은 문씨와 함께, 5천만원은 이씨 단독으로 수수한 것으로 봤다.

이씨 측 변호인은 "재개발조합장을 당선시킨 문흥식 씨가 사건을 주도했고, 피고인은 문씨의 심부름을 했을 뿐 공범으로서 계약에 관여한 게 아니다"라며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도 모른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문씨가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범 관계이고 증인신문이 겹치는 점 등을 감안해 증거조사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5일 오후 4시에 열리며 한솔기업 대표의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5층 건물이 붕괴돼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CBS 조시영 기자 cla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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