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타율 1위인데, 타격 타이틀 수상 못한다?..역대 2번째 불운 나올까
[OSEN=한용섭 기자] 분명 타격 순위표에는 제일 위에 있다. 도루 부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즌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더라도 타격왕과 도루왕 타이틀은 수상할 수 없다. 무슨 일일까.
MLB.com은 스탈링 마르테(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역대급 불운을 소개했다. 마르테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타율 3할2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아메리칸리그(AL)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내셔널리그(NL)의 트레이 터너(LA 다저스)가 3할1푼7리로 2~3위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AL 타격왕은 게레로 주니어, NL 타격왕은 터너가 차지하게 된다. 타격 1위인 마르테는 빈 손이다.
메이저리그의 개인 타이틀은 AL과 NL 양대 리그로 구분해서 시상을 한다. 전체 타격 1위에 주어지는 별도 타이틀은 없다. 타격 뿐만 아니라 다승 등 모든 부문이 동일하다.
마르테는 전체 규정 타석은 충족시켰지만, AL과 NL 어느 한 리그의 규정 타석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타격 타이틀을 차지하려면, 어느 리그든지 규정 타석(502타석)을 채워 자격을 갖춰야 한다.
마르테는 7월 29일 NL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AL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당시 NL 선수로 275타석(타율 .305)에 들어섰다. 부상으로 출장 경기 수가 적었다.
오클랜드 이적 후 191타석에 들어서 타율 3할4푼3리를 기록 중인데, 메이저리그 전체 규정 타석을 채우고 타격 1위까지 올라섰다. AL과 NL 타격 타이틀 자격은 없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규정 타석을 채웠기에 타격 순위표의 1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마르테가 오클랜드가 아닌 내셔널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했더라면 지금 타율로 타격왕 경쟁이 가능했을 것이다. 트레이 터너는 내셔널리그의 워싱턴에서 다저스로 이적했기에 NL 타격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트리플 크라운(타격, 홈런, 타점 1위)에 도전하는 게레로 주니어는 마르테보다 최종 타율이 낮아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1위를 하고도,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한 사례는 딱 1번 있었다. 1990년 에디 머레이(LA 다저스)가 불운의 주인공이었다. 머레이는 자신은 팀을 바꾸지 않았는데, 반대로 팀을 바꾼 선수로 인해 피해를 봤다.
머레이는 다저스에서 풀시즌을 뛰며 3할3푼으로 메이저리그 타격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조지 브렛(캔자스시티)이 3할2푼9리로 전체 2위. 브렛은 AL 타격왕을 차지했다.
그런데 NL 타격왕은 머레이가 아닌 3할2푼4리로 시즌을 마친 윌리 맥기(오클랜드)가 차지했다. 어떻게 AL 오클랜드에서 시즌을 마친 맥기가 머레이보다 더 낮은 타율로 NL 타격왕을 수상했을까. 규정 때문이다.
맥기는 8월 30일까지 NL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면서 542타석에 출장해 타율 3할3푼5리를 기록했다. 이후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됐다. 맥기는 오클랜드에서 123타석에 출장해 타율 2할7푼4리로 부진했고, 시즌 타율은 3할2푼4리로 마쳤다.
그러나 맥기는 NL에서 규정타석을 채우고 떠났고, 그의 NL 타율은 3할3푼5리로 머레이의 3할3푼보다 높아서 NL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마르테는 타율 뿐만 아니라 도루 부문에서도 똑같은 불운을 겪을 것이다. 마르테는 45도루로 전체 1위다. 그 다음으로 AL 위트 메리필드(캔자스시티)가 40도루, NL 트레이 터너(LA 다저스)가 2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마르테는 마이애미에서 22도루로 NL 4위, 오클랜드에서 23도루로 AL 공동 4위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지금까지 AL과 NL에서 모두 도루 톱10에 든 선수는 없었다. 안타, 삼진 등 다른 통계에서도 없었다. 딱 하나 완투 부문에서는 트레이드로 인해 양대리그 톱10에 든 사례는 4차례 있었다. 마르테는 역대급 희귀한 불운의 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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