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역세권 개발, 속속 연기되는 까닭은

유준호 2021. 9. 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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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4 대책 숨고르기
이달 예정된 발표 한달 미뤄
설명회 열어 여론 눈치보기

정부가 이달 발표하기로 했던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예정지구 지정이 다음달로 순연됐다. 도심 복합사업은 도심 내 역세권, 저층주거지, 준주거지를 고밀 개발하는 사업으로 2·4 부동산 대책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정부는 6차례에 걸쳐 56곳 후보지를 발표했고, 그중 사업에 대한 주민동의율이 높은 지역을 예정지구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주민들에게 용적률과 분담금 등 개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 각 후보지에서 주민 반대 여론이 강하게 결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정책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도심 복합사업 예정지구 지정을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했다. 예정지구 지정은 정부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예정지구 지정 이후 1년 이내에 주민동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사업지는 본지구 지정을 통해 사업이 가시화된다. 후보지 발표가 주민 의사를 확인하겠다는 의미만을 가진다면, 예정지구 지정은 구체적인 행정 행위로 정부가 이곳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2·4 대책에서 정부는 올해 7월 예정지구 지정을 하겠다고 계획했다. 하지만 2·4 대책 관련 법안 처리가 국회에서 지연되면서 9월로 밀렸다. 정부는 공공주택특별법과 관련한 시행령, 시행규칙이 시행되는 오는 21일 직후 예정지구 지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일부 사업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예정지구 지정이 2~3개월 연기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국토부 도심주택총괄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각 사업지에서 2차 사업설명회 개최가 어렵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협의 일정도 2~3주 걸릴 예정"이라며 "당초 일정보다 뒤로 밀린 것은 맞지만 다음달 중에는 예정지구 지정을 할 계획으로 사업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정지구 지정을 늦춘 것은 정책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예정지구 지정에는 별도의 주민동의율 기준이 없다. 벌써 3분의 2 이상 주민동의를 모은 사업지가 13곳에 달한다. 정부의 '일방통행'이 가능한 구조이지만 사업지별 용적률과 분담금 등이 공개되는 2차 사업설명회 이후 주민 여론까지 들여다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예정지구 지정이 늦어지면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정부는 올해 안에 본지구 지정까지 마친 사업지에 한해 정부가 줄 수 있는 최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정지구 지정은 본지구 지정의 첫 단추로, 절차가 늦어지면 본지구 지정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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