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증·무증상 환자 집에서 치료받는다..재택 치료란 무엇인가

이정아 기자 2021. 9.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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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올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하기에 앞서 코로나19 재택 치료(자가 치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들이 무증상, 경증에 그치는 데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한 결과다. 또한 재택 치료를 확대함으로써 추석 연휴 후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더라도 의료시스템 마비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하기에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재택 치료(자가 치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확진자들이 무증상, 경증에 그치는 데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새로운 대응 전략이다. 방역당국은 경증과 무증상 감염자들이 집에 머물며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를 받으면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더라도 의료 체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택 치료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증상을 겪는 환자가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를 하는 방식이다. 자가 치료는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체온과 산소 포화도를 측정해 보건소나 전담 의료진, 의료기관에 매일 건강상태를 보고한다. 본인이 쓴 물건과 화장실 등은 주기적으로 소독해야 하며 방역물품과 식료품, 폐기물 처리 용기는 지원 받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무증상, 경증이면서 돌봄이 필요한 만 12세 이하 소아 확진자와 소아를 돌봐야 하는 성인 확진자에 한해 재택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증성, 경증이면서 가족이나 이웃과 분리될 수 있는 1인 가구 성인 확진자를 대상으로도 시행하고 있다. 

17일 0시 기준 재택 치료 중인 확진자는 경기도 63명, 서울 25명, 제주 2명, 인천 1명 등 총 91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재택 치료를 한 사람은 3500명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 서울, 인천, 제주 등에서 재택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시도별 전담조직을 꾸려 재택 치료 대상자를 확대하고 건강관리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택 치료 추진 기반을 세우기 위해 관련 건강보험수가도 신설하고 환자관리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13일부터 재택 치료 환자가 증상이 악화했을 때 병원으로 가지 않고 3일 정도 단기간 입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특별생활치료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여기서 상태가 악화하면 바로 전담병원으로 이송된다. 

재택 치료 확대는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들이 중증화하는 일이 거의 없고 코로나19 치명률이 점차 낮아지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실제로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누적 2389명이지만 국내 평균 치명률은 0.85%에 그쳤다. 또한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오르며 위중증 환자가 감소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재택 치료를 확대함으로써 시설 격리보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다소 커지더라도,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재택 치료자가 몰래 외출하거나 다른 이와 만날 경우 전파 위험성이 있어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고령자와 심각한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과 중증 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확진자에 대해 자가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무증상, 경증인 코로나19 확진자는 집에만 머물러야 하며 집 안에서도 다른 가족, 반려동물과 떨어져 특정한 방과 욕실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컵이나 수건, 식기류도 가족과 따로 사용하며,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는 상황이 불가피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덧붙였다. 

자가 치료 환자는 스스로 발열, 기침 같은 증상을 모니터링하면서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진통해열제를 복용한다. 호흡곤란, 지속적인 가슴 통증, 입술이나 손발톱이 하얘지거나 퍼래지는 등 응급 상황에는 의료기관에 알려 즉시 응급 의료 처치를 받을 수 있다. 의료진이 검사 결과에 따라 격리 해제 시기를 결정하면 다른 사람과 접촉, 외출이 가능해진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지시하는 재택 치료 사항도 미국과 비슷하다. 재택 치료자는 집에서 파라세타몰과 이부프로펜 같은 진통해열제를 복용하며 호흡곤란이나 출혈, 운동 장애 등 증상이 악화하면 의료기관에 알리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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