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없는 세상서 살길.." 아들의 꺼진 휴대전화에 보낸 父의 문자

강소영 2021. 9.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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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센 백신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라. 답답함 없는 곳에서 오늘도 잘 보내거라."

얀센 백신을 맞은 후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다 추락사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꺼진 휴대전화에 문자를 보내는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14일 안 씨의 아들 A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얀센 백신을 맞았다.

그러면서 "한 달 동안 직장을 쉬어가며 아들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다른 얀센 백신 피해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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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얀센 백신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라. 답답함 없는 곳에서 오늘도 잘 보내거라.”

얀센 백신을 맞은 후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다 추락사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꺼진 휴대전화에 문자를 보내는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17일 충북 청주에 사는 안모(55)씨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아들의 꺼진 휴대전화에 보름 넘게 안부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안 씨는 계단에서 떨어지는 아들의 옷소매를 붙잡았다가 놓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흐느꼈다.

지난달 14일 안 씨의 아들 A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얀센 백신을 맞았다. 

이후 A씨는 손, 발 저림과 오한 등의 증상을 3~4일간 겪었다. 안 씨는 “그 이후로는 (아들이) 별말이 없어서 아무 이상이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19일이 지난 7월, A씨는 주말을 맞아 본가인 청주집으로 왔다. 당시에 대해 안 씨는 “오후 7시쯤 아들이 집에 들어왔는데 몸이 축 늘어져 제대로 걷지를 못했다”며 “(아들이) 아빠, 집 안에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아”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호흡곤란과 경련, 발열 증상을 보이며 실신했다. 119가 출동한 후 호흡이 돌아왔지만, 이튿날 지인을 만난 A씨는 청주 시내에서 또다시 실신했다.

한 종합병원을 찾았을 때 아들은 호흡곤란과 뒷골이 찌르는 듯 아픈 통증을 호소했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이후 3층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으로 아들을 데리고 갔으나 안 씨가 잠깐 밖으로 나온 사이 아들은 뒷문을 열고 주차장 난간을 넘어 추락했다.

그 날의 기억을 안고 사는 아버지 안 씨는 “아들이 목숨을 잃기 전까지 이상 반응을 보인 원인은 백신 접종 외엔 없다고 생각한다”며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서 사고를 당했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현재 알려진 A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과다 출혈과 다발성 골절’이다. A씨가 숨지기 전 겪었던 심신미약 증상과 호흡곤란, 실신 등 이상 증세와 백신 부작용과의 인과관계는 사망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사 중이다.

안 씨는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통보 시점이 애초 약속과 달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아들을 편안히 하늘로 보낼 수 있도록 신속한 역학조사와 인과성 검증을 해달라”며 “부검을 의뢰한 관할 경찰서에 전화하면 한 달 넘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답답한 마음에 국과수 담당자에게 문의하니 기한을 8월 말이라고 했다가, 나중엔 9월은 돼야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지난 6일 아들의 부검감정서를 받기 위해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지난 15일에야 받을 수 있었다.

안 씨는 “부검감정서를 보건소에 보내고, 충북도가 재차 역학조사 결과서를 작성해 질병관리청에 서류를 올리고 나서야 심의가 진행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런 설명도 아들의 거주지인 경기도 방역관계자에게 몇 번의 문의 끝에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한 달 동안 직장을 쉬어가며 아들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다른 얀센 백신 피해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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