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분향소에 놓인 치킨·피자.."죽고 싶어도 죽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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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저런 선택을 한 게 이해가 갑니다."
경기도 안양에서 10년 동안 이자카야를 운영해왔다는 장모씨(41)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3번 출구 앞에 설치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에는 오전 일찍부터 분향소를 마련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이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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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저런 선택을 한 게 이해가 갑니다."
경기도 안양에서 10년 동안 이자카야를 운영해왔다는 장모씨(41)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 중구에 위치한 방산시장으로 가는 길에 분향소를 찾았다는 장씨는 "페이스북을 보고 자유롭게 와도 된다고 해서 왔다"며 "죽고 싶어도 직원들의 급여 걱정과 내야 할 월세 걱정으로 죽고 싶어도 죽지를 못한다"고 한숨 쉬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3번 출구 앞에 설치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에는 오전 일찍부터 분향소를 마련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이 나와 있었다. 분향소는 지난 16일 늦은 밤 비대위 측과 경찰들의 대치 끝에 간이 형식으로 설치됐다.
경력에 둘러쌓인 분향소 앞에서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는 "새벽에 경찰들이 적어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며 "자영업자들이 중간 중간 분향소를 방문해주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가시는 길은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천 하나만 깔고 이렇게 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 평 남짓한 간이 분향소에는 '근조, 대한민국 소상공인 자영업자'라는 글자가 적힌 영정사진을 본 딴 팻말이 놓여 있었고 앞에는 국화꽃과 촛불, 술 등이 놓여 있었다. 바닥에는 흰 천을 깔아 조문객들이 절을 하고 꽃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분향소 뒤편에는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보내온 치킨, 피자 등의 음식과 음료 등이 놓여 있었다. 직접 분향소에 방문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애도의 뜻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김 대표의 말대로 경찰들이 많아 일반시민의 조문은 어려워보였다. 출근길에 근방을 지나가던 손모씨는 "애꿎은 자영업자가 죽었는데 분향소를 (방문하기는커녕)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9시30분쯤부터는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평택 노래방, 마포 호프집, 여수 치킨집 등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라며 "22명으로 집계됐지만 소상공인 연합회에서 파악하지 못한 (극단 선택을 한) 영세업자들도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길가에 제단을 차린 것은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것을 뜻한다"며 "정부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부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자영업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과학적이지 못한 근거 없는 방역"이라며 "K방역을 자랑해야 하는 게 아니라 자책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라며 "피해 받는 국민들이 우선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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