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온 탈모..가을엔 왜 머리카락 잘 빠지나?

이병문 2021. 9. 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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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로 피지량 감소→각질 누적→모낭세포 약화→탈모
환절기로 인한 일교차로 두피 유·수분 불균형으로 탈모 가속
약물치료도 제한적이고 모발이식도 계속 약물복용 불편함 호소
탈모 방지한다는 기능성 샴푸도 상당수 효과 적고 부작용 많아
뽕나무 추출성분 카론바이오 C3샴푸, 독일,성균관대 효과 입증
[사진 = 연합뉴스]
가을이 되면 동물들도 털갈이를 하듯이 사람들도 다른 계절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보통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면 탈모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루에 수십 가닥씩 머리카락이 빠지고 새로 나는 일은 정상이다. 평균 100개까지는 정상 탈락이다.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질 때 탈모라고 한다. 모발은 하루에 약 0.37cm, 한 달이면 1cm에서 1.5cm 자란다. 모발 숫자는 6만개에서 8만개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모발 굵기는 보통 100㎛이다.

왜 가을만 되면 머리카락이 더 잘 빠질까?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머리카락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가을철 대기가 건조해지면 두피 또한 건조해지고 이때 피지량이 감소하면서 건조한 두피에 각질이 쌓이기 쉽다. 각질이나 오염물질은 모공을 막아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리고 이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이다.

가을 환절기의 큰 일교차도 탈모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일교차가 커지면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각질이 생기면서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가을에는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데,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Dihydrotestosterone)으로 전환되면 모발 성장을 막고 모발이 쉽게 탈락하게 된다.

듀오피부과 홍남수원장(전문의·의학박사)은 "탈모증상은 주로 8~9월에 발생하는 계절적인 휴지기 탈모시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상세불명의 원형탈모증도 일시적으로 우수수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어 갑자기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원형탈모증은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탈모증으로,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탈모증과 달리 모발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눈썹 음모 등에서도 원형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탈모는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모발이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할 곳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모낭은 2~8년의 생장기와 2주의 퇴행기, 1~3개월간 성장을 멈추는 휴지기로 이뤄지는 주기를 반복한다. 머리카락 하나가 평생 빠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자라다 성장이 멈추면 빠지고 다시 새로운 머리카락이 나는 식이다.

국내 탈모인구는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를 기준으로 2019년 23만 3628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55.1%, 여자는 44.9%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3.5%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2.2%, 20대 18.1%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탈모 인구를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민 5명중 1명이 탈모 증상으로 고민하는 만큼, 치료제 뿐만 아니라 각종 탈모관련 용품 시장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2020년말 현재 치료약 1255억원을 비롯해 탈모관련 화장품 약 8000억원, 식품·의료기기 등 전체 시장 규모를 약 4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탈모 치료 및 예방, 발모촉진은 크게 치료약 및 모발이식, 샴푸로 이뤄진다.

탈모치료제로는 성분별로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함께 바르는 약 미녹시딜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탈모 치료를 위해 안드로겐(5α 환원효소)의 활성화를 막는 '피나스테레이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약물인 '미녹시딜'을 사용한다. 미녹시딜은 모발주위 혈관확장과 모발성장인자를 분비해 모낭세포를 증식하는 치료 효과를 낸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약물치료에는 한계가 있고, 진행된 탈모에는 모발이식술을 하기도 한다. 모발이식 후에도 탈모 진행을 막고 기존 모발의 성장을 위해 약물복용을 병행하는게 표준 치료법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탈모방지 기능성 샴푸가 우후죽순처럼 출시되며 탈모 환자를 유혹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용 후기를 보면 효과를 인정하는 제품은 극히 일부이다.

샴푸 성분은 통상 70~ 80%가 계면활성제와 정제수로 구성돼 있다. 식약처에서 고시한 탈모방지 기능성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살리실릭애씨드, 징크리피치온 등 6가지다. 식약처는 이 중 덱스판테놀 0.1%,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 -맨톨 0.3%를 함께 함유한 샴푸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리피치온 액(50%) 2%를 함유한 샴푸를 탈모완화 기능성 제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탈모 샴푸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이들 성분이 손상된 모발과 모낭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지만 식약처 고시성분을 400~500㎖ 샴푸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이들 탈모완화 고시 성분이 고작 0.65%(2.6~3.25㎖)와 2.56% (11.44~12.8㎖)만 함유된 제품으로 탈모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한다는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인 것 같다. 또한 이들 성분의 의학적 탈모치료 효과를 입증한 업체 또한 아직까지 없다. 국내 식약처 또한 2017년 5월 30일 탈모증상 완화 관련 제품을 '의약외품'에서 '기능성화장품'으로 재분류하면서 의학적 발모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탈모샴푸를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만 소개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중국은 탈모샴푸 효능의 과장 광고 규제를 만들어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 중국 약품감독관리국은 2021년 4월 9일 탈모샴푸의 과장 효능 광고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위해 '화장품 효능 클레임 평가 규범'을 발표했다. 주 내용을 살펴보면 2021년 5월 1일부터 동년 12월 31일 사이에 허가를 취득 및 등록을 완료한 제품은 2022년 5월 1일까지, 2021년 5월 1일 이전에 허가를 취득했거나 등록을 완료한 화장품은 2023년 5월 1일까지 중국 약품감독관리국이 지정하는 기관에서 '인체 효능 평가시험'를 하고 '제품 효능'에 대한 검증을 시행하도록 했다. 이 같은 규정으로 중국에서 국내 기업의 탈모방지 샴푸(특수류) 등록을 대행해왔던 대다수 업체는 새로운 법령에 따라 특수류 사업부문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유럽에서 효능시험을 거쳐 국내 및 해외진출을 노리는 샴푸제품도 있다. 국내 벤처기업 카론바이오(대표 조진형)가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 생산·판매하는 '샴푸(C3 샴푸 & 헤어토닉)'이다. 이 회사는 식약처에 '기능성화장품'등록을 하지 않고 의사, 언론인, 운동선수,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제품시연과 함께 국내외 연구기관을 통해 탈모 감소·발모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병행했다. 카론바이오는 국내외 유명 기관의 여러 차례 임상을 통한 '발모 효능'을 이미 검증받았으며, 최근에는 국제 저널에도 제품 주성분의 '발모 효과'가 있다는 국내 유명 대학의 연구논문도 게재됐다.

세계적인 피부과학연구소인 독일 더마테스트는 카론바이오의 C3 효능(탈모감소, 모발성장, 모발재생)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혈액형을 가진 19~72세, 탈모 1기~6기, 남성 14명과 여성 6명을 선별해 6개월 동안 진행했다. 피험자들의 탈모 방지 및 발모 효능 검증을 위한 필수 항목인 성장기 모발(%), 휴지기 모발(%), 성모와 솜털의 밀도(1㎠), 모발의 굵기(마이크로미터) 변화, 모와 솜털 비율(%) 등을 측정하기 위해 트리코스캔(Trichoscan) HD시스템의 특수 카메라와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 임상 결과를 보면, C샴푸 사용 전과 비교해 탈모 감소율 54%, 성장기 모발 9% 증가, 휴지기 모발 10% 감소, 1㎠당 모발밀도 평균 증가율 23.16% 및 성모 22개 증가, 모발 굵기 평균 증가율 10% 등으로 나타났다. 라메스피부과 장상재 원장(전문의)도 국제임상 결과를 인용해 "카론바이오 탈모샴푸는 뽕나무, 녹차, 무화과 등 천연추출물이 약 68% 들어가 있다"며 "탈모가 54% 줄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방석호 교수 연구팀(현지유, 임지수, 김성원, 서인우)은 카론바이오 샴푸와 토닉 제품에 사용되는 특허조성 물질을 실험시료(고농도 클로로겐산과 움벨리페론 함유)로 모낭의 피부유두세포(HFDPC)에 처리한 결과 베타-카테닌 단백질의 활성화로 인해 성장기 인자의 개체수가 증가했다. 또한 HFDPC(피부유두세포)에서 성장기 전환에 중요한 혈관생성의 개선을 보였다. 더불어 각질세포의 증식과 분화의 발전을 통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의 전환을 촉진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실험시료가 HFDPC(피부유두세포)들에서 향상된 혈관생성을 유발하고 내피세포의 튜브 형성을 강화하며 각질세포의 증식과 성숙을 향상함에 따라 휴지기에서 성장기로의 전환을 유도하여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약학분야 국제저널 '파머스틱스(Pharmaceutics)'에 게재됐다. C3 샴푸·토닉의 주성분을 사용한 항산화·항염 효능도 한국 피부과학연구원의 'invitro(세포)시험'을 통해 검증됐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RB) 승인이 나면 50개국에 800여개 실험실을 두고 있고 유로핀스(Europins)에서도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버드의대 탈모센터도 임상을 병행하게 된다.

이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함께 국내 식약처에 '탈모치유 약품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병원을 비롯한 미국의 유명대학, 글로벌 다국적 기관까지, 해당 '임상 심의위원회'승인이 떨어지면, '발모 효능 임상시험'을 바로 시작할 예정이다. 발모효능이 검증되면 미국 FDA가 인증하는 최초의 발모 샴푸로 인정받게 된다.

탈모는 치료약, 샴푸와 같은 외부 도움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한 식·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해야 하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몸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매일 규칙적인 숙면을 취해 피부의 재생 시간을 늘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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